보내는 기사
[오디오] “장례 때도 숨긴 사인... 어머니는 일기장 여섯 권을 남겼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애도’ 시리즈 첫 출연자, 소설가 정진영
“소설 쓰며 13년 만에 탈상했구나 싶어
자살 정책,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이 소설을 쓰고 나니 진정으로 탈상(脫喪)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바꿔 말해, 그는 13년간이나 상중(喪中)이었다는 얘기다. 2007년 자살한 어머니. 신문기자 출신 소설가 정진영(43) 작가는 담담히 말했다. 어머니를 되살린 소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를 집필하며 그는 온몸이 아프도록 울었다. 13년 만의 ‘애도’였다.
정 작가가 3년 전 발표한 이 소설을 쓴 이유를 말했다. 소설을 출간한 뒤 그는 이것이 실화가 바탕이라는 걸 어디에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는 게 혹시라도 ‘셀링 포인트’가 될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집필 배경을 밝힌 건 지난해 말 펴낸 산문집 ‘소설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에서다. ‘비전공자 출신’ 전업작가로 쌓아온 소설 쓰기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오디오 특별 페이지에서 인터뷰 듣기 (https://grief.hankookilbo.com/)
나아가 그가 ‘애도’ 시리즈의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자살 사별의 고통이 더 이상 개인의 비극으로 머물러선 안 된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자살로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자살률이 일반에 비해 8배 높다는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며 “나 역시 실감했다”고 말했다.
최근엔 자살 사망자 유족의 자살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2.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22년 발표한 연구 결과다.
정 작가는 “나부터도 어머니를 잃은 뒤의 마음이나 고통을 어디에 내놓고 말할 곳이 없었다”며 “장례 때도 왠지 숨겨야 할 것 같아 사인을 달리 말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소설 하나로 바뀐 건 없었다”며 “정부가 더욱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정 작가는 소설 ‘침묵주의보’가 이미 드라마 ‘허쉬’로 제작, 방영된 데 이어 ‘젠가’ ‘정치인’까지 드라마 판권 계약이 성사돼 주목받은 소설가다. 아내는 배우 박준면씨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