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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왜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가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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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 덕분에 널리 알려진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 얘기입니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곳을 찾아 했다는 '서민 커피' 발언을 두고 뒷말이 나오면서 스타벅스가 '경제' '산업' 분야가 아닌 '정치' 영역 뉴스에 등장하는 일까지 벌어졌죠. 그런데 이 스타벅스에 정치인의 발길이 머문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해 1월 그리고 11월 두 차례나 이곳에 왔는데요. 물론 총리의 방문이니 카메라를 든 언론사 기자들도 동행했고 그 소식은 고스란히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경동1960점을 낸 건 2022년 12월입니다. 이곳은 원래 1962년 지어진 경동극장이 있던 자리였는데요.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내버려뒀던 극장을 1년 가까운 준비 끝에 카페로 꾸민 겁니다.
그러면서도 목조 천장 등 기존 공간의 형태를 최대한 그대로 유지해 옛 극장의 멋을 살렸구요. 약 200석 규모의 좌석은 마치 영화관처럼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바로 보이는 주문대는 극장 무대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실제로 매주 금·토·일 오후 6시부터 30분 동안 무료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백미는 과거 극장에서 쓰던 영사기 활용법이라고 해요. 주문한 음료가 준비되면 고객이 설정한 '별명'을 벽면에 큼지막하게 띄워 알립니다. 한 총리의 별명은 '덕수총리'였어요.
이처럼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다 보니 전통시장 안에 있는데도 2030세대를 끌어들이기 충분했습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20대와 30대가 '경동시장'을 가장 많이 검색한 건 경동1960점 개점 직후인 2023년 1월이었어요. 네이버 데이터랩은 조회 기간 내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하고 상대적 변화를 보여주는데 오픈 전인 11월까지만 해도 19에 머물렀습니다. ①대표적 민생 행보 현장인 '전통시장'에 있고 ②젊은 사람들까지 붐비니 정치인에겐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죠. 업계 관계자는 "꽤 많은 정치인이 이곳을 '공식 방문'하고 싶어 해 스타벅스가 난감해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매장은 보이는 것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이익공유형 매장'이라는 점입니다. 이곳은 모든 아이템당 300원을 정가로 경동시장 상인회에 제공하는 상생 협약을 맺었습니다.
스타벅스는 2014년 대학로점을 시작으로 경동1960점을 포함해 모두 8개의 '커뮤니티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스토어란 비영리단체(NPO) 등과 업무협약을 맺은 지점을 말하는데요. 이곳에서 판매되는 상품 한 개당 300원씩 기금으로 쌓이고, 이는 협업 기관에 그대로 전달됩니다.
매칭되는 기관은 매장마다 달라요. '장애인 친화 매장'을 내세운 스타벅스 종로구 서울대치과병원점은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과 손을 맞잡았습니다. 서대문구 독립문역점에서 모이는 기금은 국가보훈부가 국가유공자 후손을 지원하는 데 쓰여요. 이런 식으로 전한 금액이 지난달 기준 36억9,000만 원입니다.
보통 공모를 통해 함께할 기관과 지원 대상을 뽑지만 경동1960점은 예외였다고 해요. 처음부터 경동시장상인회 등과 함께하려고 했다는 뜻입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경동시장과 협업은 시장 내에 젊은 층이 유입되는 효과와 함께 커뮤니티 스토어를 통한 상생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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