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방문기

입력
2024.01.15 12:31

안녕하냥! 스타벅스입니댕!

멍멍! 왕왕! 반려견 운동장에서 나는 소리가 아닙니다. 스타벅스를 방문한 댕댕이들의 신난 목소리입니다.

2024년의 첫 금요일인 1월 5일, 스타벅스 코리아가 반려동물과 함께 동반 출입이 가능한 국내 첫 반려동물 동반 매장 ‘구리갈매DT점’을 오픈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스타벅스를 즐기고 싶다는 고객들의 오랜 니즈를 반영해 경기 구리시 갈매동에 총 95평 규모로 문을 열었는데요. 귀여운 동물들이 모이는 곳에 동그람이가 빠질 수 없죠.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스타벅스 방문기. 지금 시작합니다!

강철수(말티즈, 2세) : 어서 오세요~ 오늘 주문은 제가 받을게요!

강철수(말티즈, 2세) : 어서 오세요~ 오늘 주문은 제가 받을게요!


반려동물 동반 매장 ‘구리갈매DT점’, 이용 방법이 따로 있어요!

단독 건물로 지어진 구리갈매DT점은 1,2층의 실내 공간, 야외부터 2,3층의 주차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층은 드라이브스루 이용 고객을 위한 주문 및 픽업 공간과 일부 좌석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2층은 반려동물 동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50평의 펫 존과 미동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카페 존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건물 우측의 외부 계단(붉은 색 원)으로 올라가면 펫 존이 나와요.

건물 우측의 외부 계단(붉은 색 원)으로 올라가면 펫 존이 나와요.


반려동물과 함께 이곳에 방문했다면, 외부에 위치한 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올라가야 해요. 2층에 마련된 펫 존에서 자리를 잡고 난 후 반려동물과는 잠시 안녕! 주문과 픽업이 이루어지는 1층은 식약처 가이드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이 제한되기 때문에, 반려동물은 펫 존에서 대기해야 합니다. 테이크아웃의 경우에는 입구의 리시 홀더를 사용하도록 안내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기존 이용 방식과 똑같이 커피를 맛있게 먹으면 돼요. 물론 우리의 멍냥이와 함께요!


펫존 출입구의 안내 문구

펫존 출입구의 안내 문구


펫 존의 양측 출입구에는 반려동물 동반 고객이 확인해야 할 수칙이 적혀있었어요. 안전을 위해 리드 줄을 1m 이내로 고정해야 하고, 마킹 습관이 있는 반려동물은 반드시 매너 벨트를 착용해달라고 하네요. 당연히 반려동물의 배설물은 깨끗이 처리해야 하고, 매장 고객이나 다른 반려동물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위협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성숙한 반려인이라면 쓰여있지 않아도 지킬 수 있는 펫 티켓이죠?

펫 존은 댕댕이 세상! 강철수의 펫 존 체험기

개방형 펫 라운지(위)와 펫 라운지에서 바라본 펫 존 전경

개방형 펫 라운지(위)와 펫 라운지에서 바라본 펫 존 전경


2층 펫 존에는 부스석, 반려동물 전용 체어, 펫 리드 줄을 걸어둘 수 있는 펫 대기 공간과 20평 규모의 개방형 펫 라운지(리드 줄 착용 필수)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찾은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자리 구성이 눈에 띄었어요.

부스석



문을 닫고 이용할 수 있는 부스석은 팀당 2시간만 이용이 가능해요.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각 부스 앞에는 2시간의 스톱워치가 붙어있답니다. 독립된 공간이다 보니 보호자들이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반려견도 흥분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어요.

반려동물 동반 체어



잠깐 쉬고 싶을 때는 반려동물 동반 체어에 쏙! 앞쪽이 개방되어 답답함 없이 이용할 수 있어요. 식탁으로 활용하여 밥그릇, 물그릇을 놓을 수 있답니다.

펫 라운지




반려견들이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펫 라운지에요. 에디터와 함께 방문한 철수도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댕댕이들도 스타벅스에 와서 기분이 좋은 것 같네요!! 이 곳에서만 판매하는 스타벅스 댕팩을 매고 있는 반려견들도 많았는데요. 반려견을 위한 공간이라 좌석은 적었지만, 보호자들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 스타벅스를 즐기는 댕댕이를 따라다니며 견생샷을 남기기에 바빴답니다.

포토존


펫 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를 모티브로 한 포토존이었습니다. 많은 동반 고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있었답니다. 견생샷을 남기기 위해 애타게 '여기 봐~'를 외쳤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하던 보호자는 "포토존에 앞치마도 마련되어 있어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반려동물과 함께 오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잘 꾸며놨네요."라며 앞으로 동반이 가능한 스타벅스가 더 많이 생기기를 희망한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첫 개장인 만큼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일어났습니다. 한 반려견이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소변을 본 것이죠.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했다는 듯, 상주해있던 직원이 보호자를 펫 용품이 있는 켄틴존으로 안내했습니다. 위생 관리를 위해 배변봉투, 배변패드, 물티슈, 위생장갑, 탈취제가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식수대와 전용 식기도 마련되어 있어, 반려동물 동반 고객의 가방을 가볍게 해줄 수 있어요.

배변봉투, 배변패드, 물티슈, 위생장갑, 탈취제등 용품이 구비되어 있는 켄틴존

배변봉투, 배변패드, 물티슈, 위생장갑, 탈취제등 용품이 구비되어 있는 켄틴존


한편 발걸음을 했다가 아쉽게 발길을 돌린 분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대형견과 함께한 보호자인데요. 구리갈매DT점은 체고 50cm까지의 반려동물만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중소형견만 입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운영을 하며 고객의 니즈를 점차 반영해갈 계획이다'라며 변화의 가능성을 남겼습니다.

왜 이제야 반려동물 동반 스타벅스가 생겼을까요?

국내 첫 반려동물 동반 스타벅스라니 조금 의아하지 않나요?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이제서야 동물 친구들을 환영한다니요! 이 배경에는 사회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있습니다. 현행 규정에서는, 카페·음식점과 같은 식품접객업소는 음식을 취급하는 시설과 동물의 출입·전시·사육이 수반되는 시설을 완전히 분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따지자면, ‘합법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식당과 카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반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동반 출입이 가능한 음식점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22년 12월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을 시범 사업으로 허용했습니다. 시범사업 참여업체는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운영 가이드라인* ’을 준수해야 하고, 영업 개시일로부터 2년간 시범 운영을 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역시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실증 특례를 부여받아 오늘에서야 문을 연 것이에요. 구리갈매DT점은 운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덮개를 제공하고,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운영 가이드라인 : ▲소비자가 출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영업소 출입구 등에 반려동물 출입 여부 고지 ▲음식물 제공·진열 시 이물 등 혼입 예방 조치(덮개 등) ▲물림 사고‧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한 반려동물 이동금지(목줄 고정) 등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운영 가이드라인인 출입구 고지(위)와 덮개 제공을 준수하고 있는 구리갈매DT점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운영 가이드라인인 출입구 고지(위)와 덮개 제공을 준수하고 있는 구리갈매DT점


사실 스타벅스의 펫 프렌들리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2022년 1월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테마로 한 첫 스타벅스 매장인 더북한강R점을 개점했었습니다. 다만 ‘동반’이 아닌 ‘펫 프렌들리’매장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실내에 출입할 수는 없어요. 음료를 마시는 매장과 반려동물이 머물 수 있는 장소는 분리돼 있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공간에서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공간이 분리되는 것은 구리갈매DT점도 같습니다. 1층에서 음료 주문 시에는 음료 제조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포함되어 있어 식약처 가이드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이 제한됩니다. 하지만 실내 공간에서 함께 취식을 할 수 있고, 편안한 이용을 돕기 위한 장치가 많다는 것이 큰 차이예요. 이날 구리갈매DT점을 방문한 시츄 카스의 보호자는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은 실내 공간에 함께할 수 없어 날씨가 좋지 않거나 추운 날에는 방문하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동반이 가능한 스타벅스가 생겨 너무 좋아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는 반려견의 모습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는 반려견의 모습

스타벅스에게 바란다. "다음 반려동물 매장은요.."

개장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반려인 분들이 구리갈매DT점을 방문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웃음을 보이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카페 타임에 만족하셨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동 동선이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상 음식을 취급하는 시설과 동물의 출입 시설은 완전히 분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반려동물 동반 매장이라 하더라도 음식이 제조되는 1층은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2층 출입 역시 1층을 거치지 않는 외부 통로로만 가능해요. 동반자와 함께 방문한 경우가 아니라면, 반려견이 혼자 펫 존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죠. 화장실 역시 반려동물 출입이 불가한 카페존에 마련되어 있어,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에도 반려동물과 멀어져야 합니다.

웨이팅 존에서 보호자를 기다리고 있는 미랑이(위)와 웨이팅 존의 모습

웨이팅 존에서 보호자를 기다리고 있는 미랑이(위)와 웨이팅 존의 모습


안전한 대기를 위해 웨이팅 존과 리시 홀더가 마련되어 있지만 반려동물을 혼자 두고 이동을 하기에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펫 웨이팅 존을 이용해 혼자 음료 픽업을 다녀온 반려견 미랑이의 보호자는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공간이 분리되어 이동이 복잡하고 주문이 쉽지 않다는 것이 아쉬워요."라며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현행법도 흐름을 따라 변화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첫 반려동물 동반 매장인 만큼 시행착오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펫 존에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상주하며 고객의 이용 후기를 듣고, 온라인 펫 존 만족도 조사도 진행하는 등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식약처 역시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토대로 문제점을 보완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관련 법령 개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날 펫 존에서 마주친 모든 분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어요.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행복했다는 뜻이겠죠. 사랑하는 반려동물과의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나길,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기를 희망합니다.

동그람이 김건희 에디터 ghmr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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