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전 주지사, 미국 공화 경선 중도하차… 헤일리에 호재 되나

입력
2024.01.11 08:13
수정
2024.01.11 11:22
구독

뉴햄프셔 선거 유세서 하차 의사 밝혀
지지자 상당수, 헤일리로 이동할 수도

크리스 크리스티(왼쪽) 전 미국 뉴저지 주지사가 지난해 11월 8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크리스 크리스티(왼쪽) 전 미국 뉴저지 주지사가 지난해 11월 8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미국 뉴저지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이날 미 뉴햄프셔주(州) 윈덤에서 열린 선거유세 행사에 참석해 "오늘 밤 선거 운동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대선 후보로 지명될 길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후보직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지지율이 10% 이하로 매우 저조한 데다, 이로 인해 이날 밤 공화당 4차 경선 토론회에도 자격 미달로 초대받지 못한 점 등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그러나 이후 2020년 대선을 거치면서 그와 결별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정면 반박했다. 이번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인사들 중에서도 가장 노골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이날 후보 사퇴 연설에서도 ‘트럼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다시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중도 하차가) 내가 해야 할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CNN 등 외신은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급부상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를 염두에 두고 사퇴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23일 공화당 프라이머리(비당원의 투표 참여가 가능한 예비선거식 경선)가 열리는 뉴햄프셔주에서 30%대 지지율을 얻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지지표 상당수를 흡수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가능성이 크다.

CNN은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크리스티의 지지자 중 약 65%가 헤일리를 ‘두 번째로 선호하는 경선 후보’로 꼽았다”며 “이는 전체 뉴햄프셔주 유권자의 약 12%”라고 전했다.

다만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당장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을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과거 유세 기간 동안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해 “향후 3, 4개월 뒤에도 트럼프를 이길 가능성이 없다면,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할 수도 있다”며 견제 의사를 내비친 적도 있다.

김현종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