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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히스패닉·청년층 “바이든보다 트럼프”… 지지율 역전

입력
2024.01.03 04: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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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9] 흑인도 급감… 민주당 지지층 변심
실망 탓… “제3후보로 갔지만, 트럼프 이익”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뉴햄프셔주 더럼에서 선거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더럼=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뉴햄프셔주 더럼에서 선거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더럼=AFP 연합뉴스

미국의 히스패닉(라틴아메리카계)과 청년층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더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의 ‘변심’에 따른 역전이다.

1일(현지 시간) 공개된 미국 USA투데이와 서퍽대 여론조사(지난달 26~29일 유권자 1,000명 대상) 결과를 보면 라틴계 유권자 지지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9%, 바이든 대통령이 34%를 각각 기록했다. 2020년 대선 당시 라틴계 득표율은 바이든 대통령이 65%, 트럼프 전 대통령이 32%였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거의 반토막 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소폭 오르며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나 우열이 뒤집힌 이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24%포인트 차이로 이겼던 35세 미만 젊은 유권자 지지율도 트럼프 전 대통령 37%, 바이든 대통령 33%로 형세가 바뀌었다.

흑인 유권자의 경우에는 아직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63%)이 트럼프 전 대통령(12%)을 압도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 때 흑인 유권자 87%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급감으로 격차가 많이 줄었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이들 유권자 집단의 이탈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실망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라틴계 유권자가 관심이 많은 현안에 민주당 행정부가 소홀했다는 게 일부 지적이다. 이제 소수자 권리 문제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나 일자리, 경제 등이 이들의 주된 관심사가 됐다는 것이다. 라틴계는 현재 미국 유권자의 5분의 1가량이다.

청년층이 많이 떠난 것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 급증에도 이스라엘 전폭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자 전쟁’ 관련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이나 소극적 기후 변화 대처 등이 기대와 어긋났기 때문이라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외면한 유권자가 곧장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이동하지는 않았다. 라틴계와 흑인 유권자 20%, 35세 미만 유권자 21%는 제3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익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데이비드 팔레올로고스 서퍽대 정치연구센터 소장은 “청년층과 유색인종이 제3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반대표를 던지는 셈이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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