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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저치… 끝없이 추락하는 지지율에 현실 부정하는 바이든

입력
2023.12.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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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한다” 34%… 인플레이션·이민 정책 혹평
트럼프에도 고전… “잘못된 조사만 봐” 언론 탓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선거 본부를 나와 걸어가던 중 다른 차량에 들이받힌 경호 차량 쪽을 바라보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선거 본부를 나와 걸어가던 중 다른 차량에 들이받힌 경호 차량 쪽을 바라보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최저치다. 호조를 보이는 경제 상황이 왜 인기에 반영되지 않는지 당사자는 납득하지 못하는 기색이다. 그렇다 보니 참모와 언론을 탓하기 일쑤다.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몬머스대가 공개한 여론조사(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성인 803명 대상)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은 34%까지 떨어졌다. 해당 조사에서 지금껏 가장 낮은 수치는 지난해 6월 당시 36%였다. 지난 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 기록된 37%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같은 조사의 바닥이었다.

특히 인플레이션과 이민 정책에 대한 평가가 박했다. 지지율이 각각 28%, 26%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명 중 3명도 안 됐다. 대통령이 민생에 무관심한 인상을 준다는 것도 문제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통령이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31%에 불과했다.

내년 대선에서 재대결할 것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마찬가지로 고전 중이다. 줄곧 엎치락뒤치락하다 9월쯤부터 열세에 놓이더니, 뒤집기는커녕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17일 폭스뉴스 조사에서도 46%를 기록, 50%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포인트 뒤졌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생일인 지난달 20일 연례 추수감사절 행사인 ‘칠면조 사면’을 마친 뒤 가장 가까운 참모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지지율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저조하다고 지적하며 백악관과 선거 캠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는 취지의 질책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데도 왜 자신의 경제 메시지가 지지율 개선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지가 그의 의문이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불만은 참모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에 있는 선거 본부를 떠나는 과정에서 기자가 ‘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뒤지는지’를 묻자 바이든 대통령이 “당신이 잘못된 여론조사를 보고 있다”며 핀잔을 줬다고 전했다. 언론도 탓한 것이다.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패트릭 머레이 몬머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프라(기반시설) 투자와 긍정적 경제 지표를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론을 주도하는 것은 높은 물가에 따른 미국인들의 고통”이라며 “사람들의 상황 인식이 틀렸다고 말하는 메시지는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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