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누명 쓴 천재 산업스파이, 세상 장악 음모에 맞서다

살인누명 쓴 천재 산업스파이, 세상 장악 음모에 맞서다

입력
2023.11.25 12: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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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파라마운트플러스) 드라마 '래빗홀'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위어는 천재적인 산업스파이다. 그는 휴대폰을 한 번 통화한 뒤 매번 바꿀 정도로 조심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그는 생각지도 못한 살인누명을 쓰게 되며 쫓기는 신세가 된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제공

위어는 천재적인 산업스파이다. 그는 휴대폰을 한 번 통화한 뒤 매번 바꿀 정도로 조심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그는 생각지도 못한 살인누명을 쓰게 되며 쫓기는 신세가 된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제공

티빙 바로 보기 | 8부작 | 15세 이상

위어(키퍼 서덜랜드)는 산업스파이다. 한 기업의 정보를 빼내 거액을 받고 다른 쪽으로 넘기는 식의 일만 하지 않는다. 기업의 의뢰를 받아 사실을 조작해 상대방 기업에 타격을 주는 업무도 서슴지 않고 한다. 그런 그의 뒤를 미 연방수사국 요원 그래험(조세핀 메디)이 쫓는다. 위어는 신출귀몰이다. 모든 상황을 다 염두에 두고 ‘작전’을 수행한다. 그는 어느 날 일생일대 곤경에 처한다. 누가 그의 목숨을 노리고 꾸민 계략일까.

①순식간에 쫓기게 된 천재 스파이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그래험은 위어의 뒤를 쫓는다. 그는 위어 주변 사건에서 수상쩍은 점을 발견한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제공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그래험은 위어의 뒤를 쫓는다. 그는 위어 주변 사건에서 수상쩍은 점을 발견한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제공

위어는 친구 밸런스(제이슨 버틀러 하너)에게 찜찜한 의뢰 하나를 받는다. 정부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을 위해 증거를 조작해달라는 요청이다. 밸런스는 전도유망한 빅데이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둘은 절친한 사이를 넘어 한때 동업까지 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갈라섰다. 위어는 밸런스가 맡긴 일을 깔끔히 처리한다.

하지만 무슨 조화인지 위어는 정부 요원 살인범으로 몰린다. 다급한 상황에서 밸런스를 찾아가자 그는 예상치 못했던 극단적 행동을 한다. 동료직원들이 있는 위어의 아지트에서는 폭발사고가 발생한다.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위어는 살인누명을 벗는 동시에 자기를 사지로 몰아넣는 이를 찾아내야 한다.

②반전에 반전 그리고 또 반전

밸런스(왼쪽)는 어려서부터 위어에게 둘도 없는 친구다. 하지만 두 사람은 무슨 일 때문인지 거리를 두는 사이가 됐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제공

밸런스(왼쪽)는 어려서부터 위어에게 둘도 없는 친구다. 하지만 두 사람은 무슨 일 때문인지 거리를 두는 사이가 됐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제공

위어는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판을 짜고 움직이는 인물이다. 신경과민이라 할 정도로 예민한 성격이 작용한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활동했다 세상에서 사라진 아버지 벤(찰스 댄스)의 영향이 크다. 벤은 신뢰가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강조하고는 했는데, 위어 역시 다르지 않다. 그는 주변사람을 믿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그는 새로 관계를 맺게 된 낯선 이들을 믿어야 한다. 그들의 도움 없이는 거대한 적과 맞서 싸울 수 없다.

드라마는 매회마다 반전이 등장한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이들이 화면에 모습을 보이거나 위어가 이미 만들어놓은 계략이 현실이 되면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다. 반전 강박증이라 표현해도 될 정도로 이야기를 뒤집는 장치들이 잇달아 나온다.


③디지털 빅데이터 시대에 대한 경고

위어가 우연히 함께하게 된 여인 골딩은 정체가 불분명하다. 위어를 염탐하고 곤경에 처하기 위해 몰래 파견된 악당인지, 위어를 선의로 도와줄 인물인지 알 수 없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제공

위어가 우연히 함께하게 된 여인 골딩은 정체가 불분명하다. 위어를 염탐하고 곤경에 처하기 위해 몰래 파견된 악당인지, 위어를 선의로 도와줄 인물인지 알 수 없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제공

위어가 맞서야 할 적은 보이지 않는다. 실체가 있는지 불분명하다. 크로울리라 불리는 거대 악은 미국 정부를 조용히 조금씩 장악하려 한다. 온라인을 통해 개인의 정보를 낱낱이 들여다보고 개인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빅데이터 회사가 주요 공간 중 하나로 등장하는 이유다.

드라마는 편리한 디지털 시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한다. 민주주의도, 건전한 시장경제도 디지털 기술을 악용하는 권력자가 있다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상식을 새삼 일깨운다. 드라마에서 서스펜스와 스릴을 빚어내는 것도 디지털과 관련돼 있다. 위어는 디지털 기술로 사람들을 속이고 막대한 부를 쌓기도 했으나 디지털 기술 때문에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다.

뷰+포인트

주인공이 세상을 장악하려는 보이지 않는 적에 맞서 분투한다는 내용은 새롭지 않다. ‘컨스피러시’(1997)와 ‘맨츄리안 캔디데이트’(2004)처럼 음모이론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많았으니까. ‘래빗홀’의 매력은 좀 더 촘촘한 이야기 구조와 빠른 전개다. 잠시 한 눈을 팔면 되돌기를 해야 할 정도로 속도감 있고 반전이 잇따른다. 앞으로 이야기를 되돌려 보면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점도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뜨거운 우정을 다루고 사랑이 끼어드나 여운은 오래 남지 않는다. 너무나 너무 완벽한 사람에게는 정이 가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까.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76%, 관객 86%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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