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질환∙당뇨병 없으면 ‘나쁜’ LDL 콜레스테롤 120 미만이 적절

입력
2023.11.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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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최고] 120 미만이면 140 이상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 22% 낮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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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질환과 당뇨병이 없을 때 ‘나쁜’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의 치료 목표치를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학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혈관 질환과 당뇨병이 없는 한국인이 약물 치료 후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120㎎/dL 미만으로 유지하면 140㎎/dL 이상인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22% 낮았다.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물 치료는 심근경색·허혈성 뇌졸중(뇌경색) 등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한 표준 치료법이다.

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데, 이 환자들에서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를 분석한 연구는 많이 있었다.

이 연구들을 바탕으로 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LDL 콜레스테롤을 각각 55~70, 70~100㎎/dL 미만으로 낮추는게 권장된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이 없다. 중등도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이러한 사람들이 LDL 콜레스테롤을 얼마까지 낮추는게 가장 좋은지를 연구한 결과는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세브란스병원 제공

연구팀은 혈관 질환이나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달성하기 좋은 최적의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를 알아보기 위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만7,000여명과 세브란스병원 환자 1,800여 명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혈관 질환(관상동맥 질환∙뇌경색∙말초동맥 질환 등), 당뇨병 모두 없지만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남성 45세∙여성 55세 이상, 혈관 질환 가족력, 고혈압, 흡연, 낮은 HDL 콜레스테롤 등) 중 2가지 이상 보유한 사람이다.

또 치료하기 전 LDL 콜레스테롤이 100~189㎎/dL이었으며 콜레스테롤 약 스타틴 복용을 시작한 사람이었다.

치료 후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기준으로 100 미만, 100~119, 120~139, 140㎎/dL 이상 군으로 나눠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률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8.4/1,000인 년(person-year, 10년간 심혈관 질환 발생률 8.4%)이었다.

또한 치료 후 LDL 콜레스테롤이 120㎎/dL 미만인 사람은 140㎎/dL 이상인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평균 22% 낮았다. 총 사망률은 집단간 차이가 없었다.

120㎎/dL 미만군과 100㎎/dL 미만군이 보인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120㎎/dL 미만을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로 제시한 근거다.

이상학 교수는 “이번 결과는 유럽 목표치 100㎎/dL 미만과 일본 목표치 140㎎/dL 미만의 중간 정도라는 게 특징”이라며 “이번 연구 대상이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중등도 위험군이기에 사회·치료비 측면에서 연구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대상의 치료 목표에 대해 선진국에서도 수치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거의 없었던 실정이라 국제적으로도 선도적 시도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대사(Metabolism)’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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