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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어린이들, 나흘간 총소리 없이 잔다"... 교전중단 합의 불구, 휴전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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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포성과 통곡이 47일 만에 잠시 멈춘다.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나흘간 공격을 중단하고 하마스는 인질 50명을 석방한다"는 데 합의했다. 휴전이 아닌 일시적 교전 중단이긴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개전 46일 만인 이날 타결돼 23일 발효되는 합의에 따라, 이번 전쟁도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각은 하마스와의 일시 휴전 협상안을 의결했다. 내각 구성원 38명 중 극우 정당 '이스라엘의 힘' 소속 3명만 반대표를 던졌다. 가자지구 사망자가 21일 기준 1만4,000명(어린이 약 5,500명 포함)을 넘어선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교전 중단 합의는 23일 오전 10시부터 발효되며, 인질 석방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이후 나흘 동안 가자지구 전역에서 일체의 군사 행위가 중단된다. 가자 북부에서는 매일 6시간씩 비행이 허용되지만, 하마스가 인질을 옮기는 동안은 정찰기·드론·전투기를 띄울 수 없고 위성 감시 활동도 멈춰야 한다. 다만 가자지구에 진입한 이스라엘방위군(IDF) 지상군은 철수하지 않으며, 남부로 피란 간 팔레스타인인이 북부로 이동할 수 없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때 억류한 각국 인질 약 240명 중 50명을 나흘에 걸쳐 하루 10여 명씩 단계적으로 석방한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어린이 30명과 어머니 8명을 포함해 여성 20명이 풀려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3세 아이를 포함한 미국인 3명도 석방될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이스라엘이 전쟁 전부터 구금한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 150명도 풀려난다. 이스라엘에 억류돼 있는 팔레스타인인은 8,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물품 반입 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하루 평균 트럭 40대 분량의 구호 물품 반입만 허용하고 있는데, 합의에 따라 트럭 300대 분량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이스라엘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과 카타르가 이번 협상을 중재했다. 교전 중단 합의 발표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엄청나게 기쁘다. 합의의 모든 측면이 완전히 이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타르 외무부도 환영 성명을 냈다.
이번 합의는 지난달 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처음으로 찾은 외교적 돌파구다. 합의엔 "하마스가 인질 10명을 추가 석방할 때마다 교전 중지 기간을 하루씩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 일시적 휴전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가 인질을 추가 석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벌고 휴전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인질이 순차적으로 석방돼 이스라엘에서 "전쟁 말고 협상을 하라"는 여론이 커지면 네타냐후 내각에 압박으로 작용하게 된다.
AP통신은 "(합의 이후) 이스라엘의 공세를 중단하라는 국제적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는 “이스라엘이 (한 차례 교전을 멈췄다가) 공격을 재개하면 더욱 가혹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안팎의 압박 때문에 전쟁을 끝낼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교전 중지 기간이 끝나면) 하마스 소탕을 위한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이 빼앗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울 때까지 계속 방아쇠를 당길 것”이라고 했다.
마르완 비샤라 알자지라 수석 정치분석가는 “교전 중단은 폭탄 없이 하룻밤만이라도 자고 싶은 팔레스타인 어린이 등에게 안도감을 주겠지만, 이스라엘은 다시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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