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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반달가슴곰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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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한반도에는 반달가슴곰이 산다. 최근 비무장지대에서 반달가슴곰이 목격되었다. 전문가들은 비무장지대에 1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만약 이들이 이전부터 살고 있던 서식종이라면 한반도 남쪽에 존재하는 야생 토종 반달가슴곰 무리가 확인된 것이다.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반달가슴곰은 한때 자취를 감춘 것으로 여겨졌다. 1990년대 중반까지 설악산과 오대산 등지에서 곰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종종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야생 곰 서식현황이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2000년대 초 국립공원공단은 생태적으로 안정적인 개체수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 반달가슴곰과 유전적으로 유사한 지역의 야생 곰을 도입해서 방사하는 복원 사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79마리로 수를 불린 야생 곰이 지리산과 주변 산지로 서식지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제 전문가와 지역사회는 야생곰이 안전하게 정착하도록 서식지와 이동로를 보전하고, 곰과 마주친 주민이나 등산객, 군인의 위험을 줄이는 방책을 도모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1980년대부터 한반도에는 다른 무리의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 농가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동남아와 북미대륙에서 1,000여 마리가 넘는 반달가슴곰을 수입해서 웅담 채취용으로 농장에서 사육했다. 살아 있는 곰의 쓸개에 빨대를 꽂아 쓸개즙을 채취하는 행위가 금지되고, 허가 없이 도살할 수 없도록 법률이 개정되면서 이들은 말 그대로 농장에서 살았다. 2021년까지도 369마리의 사육곰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 2010년 이전에 태어난 곰이 324마리이니 이들은 10년이 넘게 농가의 철창에 갇혀 있는 셈이다. 10년이 지나면 웅담 채취를 위한 도살이 허용된다. 하지만 이렇게 키워진 곰의 웅담을 원하는 소비자는 더 이상 찾기 어렵다. 시민단체의 곰사육 폐지 운동이 지속되면서 사육곰을 중성화하고, 매입해서 동물원이나 보호시설로 보내는 사업이 시작되었다. 구례와 서천에는 대규모 보호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두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죽었다.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KM-53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가 사고를 당했던 이력이 있었다. 올봄, 오삼이란 애칭을 가진 이 곰은 인가에 접근했다가 마취총을 맞고 결국 계곡에 빠져 생을 마감했다. 반달가슴곰 봄바는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곰보금자리프로젝트가 보호하던 사육곰이다. 봄바는 추간판탈출증으로 심한 고통을 받다가 결국 가을을 넘기지 못하고 안락사되었다. 우리가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고 애도를 표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 장소에 보내져 제한된 삶을 살다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 생명에 대한 동정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에 의해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반달가슴곰 무리가 겪는 불행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들의 안녕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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