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물림 사고 대처법

입력
2023.09.27 04:30
수정
2023.09.27 16:07
27면

생태계

편집자주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9월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개 물림 사고 영상. 입마개, 목줄을 하지 않은 흰색 대형견이 어린아이와 함께 걷다 갑자기 행인을 공격했다. 흰색 대형견의 공격을 받은 피해 여성이 두 팔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9월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개 물림 사고 영상. 입마개, 목줄을 하지 않은 흰색 대형견이 어린아이와 함께 걷다 갑자기 행인을 공격했다. 흰색 대형견의 공격을 받은 피해 여성이 두 팔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달 내가 기르는 강아지 몽이가 애견 카페에서 닥스훈트에게 물렸다. 코가 깊숙이 파여 흉터가 남을 정도였다. 수년간 다루던 개 물림 사고를 내가 당하다니, 그동안 상담했던 내용이 영화 필름처럼 눈앞에 스쳐 지나갔다.

Step 1. 상처를 확인한다. 코처럼 노출된 곳이라면 잘 보이지만, 몸이 물린 경우에는 털을 들춰보면서 상처 부위를 확인해야 한다. 대형견이 문 경우 외상이 없더라도 내부 장기가 다쳤을 수도 있으므로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가해견이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개의 입에는 많은 균이 있기 때문에 상처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

Step 2. 증거를 확보한다. 개 물림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가해 견주가 처음에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추후 부인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자동차 접촉 사고와 비슷하다). 애견 카페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카페 측에 폐쇄회로(CC)TV 열람 및 파일을 요청해서 이를 확보해야 한다. 내가 찍힌 CCTV의 열람은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에 따라 보장되는 권리이므로 카페 측은 이를 보여줘야 한다. 카페 측이 이를 거부한다면, 경찰이나 구청에 신고해 공무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공무원은 CCTV를 열람할 수 있는 별도의 법 규정이 있다).

Step 3. 만약 형사처벌 대상이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한다. △맹견이 사람을 무는 경우 △맹견 외의 개가 사람을 무는 경우 △개가 개를 무는 경우 등 각각 처벌 조항이 다르다. 이는 동물보호법 제97조 및 형법 제266조 이하에 규정되어 있다. (내 사건은 가해 견주의 고의가 없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Step 4. 가해 견주와 손해배상에 대해 합의한다. 소송에서 어느 정도의 손해가 인정될지가 합의 기준이 될 것이다. 개가 물린 경우 △강아지 약값·치료비 △강아지 가치하락분 △피해 견주의 위자료 정도가 손해로 인정된다. 사람이 물린 경우에는 치료비, 향후 성형수술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치료비, 장애로 인한 일실수입 및 위자료 등 더 넓은 범위의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참고로 법원은 동물이 단순히 물건이라는 인식하에 과거엔 피해 견주의 위자료를 매우 낮게 인정했으나 최근 들어 높아지는 추세다.

Step 5. 합의가 안 된다면 소송으로 다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소송의 상대방은 가해 견주가 되는 것이 원칙이나 사실관계에 따라 카페 측이나 가해 견주의 보험사를 피고로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개 물림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이 개정될 때마다 개 물림 사고 예방을 위한 각종 제도(입마개, 기질 평가)가 도입되고 있으나 이로는 부족하다. 반려견 소유자가 적극적으로 공부해서, 반려견 교육에 힘쓰고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재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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