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4만4000채 사들인 1000명

주택 4만4000채 사들인 1000명

입력
2023.10.20 18: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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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들이 지난 7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수도방위사령부 사전청약 분양가격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토지임대건물분양 아파트 공급 약속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뉴스1

정부 정책 중에는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들도 많은데, 주택 임대사업자 지원책도 그중 하나다. 전국 무주택가구는 2020년 기준 919만7,000가구로 전체 2,092만7,000가구의 약 43.9%에 달한다. 이 통계대로라면 무주택 919만7,000가구는 곧바로 주택 임대 수요자인 셈인데, LH와 지자체 지방공사 등에서 공급된 전국 공공임대주택이 177만5,000가구다. 따라서 산술적으로는 약 742만2,000가구가 민간에서 공급돼야 하는 임대주택 물량인 셈이다.

▦ 하지만 2021년 현재 민간에서 등록되어 공급된 임대주택 물량은 151만5,000가구에 그친다. 수치상으론 수요에서 151만5,000가구를 뺀 590만7,000가구가 부족한 셈이다. 물론 여기서 부족분은 등록된 임대주택이 부족하다는 것일 뿐, 실제 수요자들이 세 들어 살 주택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건 아니다. 부족분은 미등록 개인 임대 물량으로 공급되고 있는 게 시장의 현실이다.

▦ 그럼에도 등록 임대주택 물량의 절대 부족은 주택정책의 큰 불안요소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정부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 촉진’과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다는 취지로 ‘민간 임대주택법’ 등을 통해 임대사업자 지원책을 시행해 왔다. 지원책은 임대주택 건설사업자 파이낸싱부터 등록 임대사업자 세제혜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풍성하다. 문제는 이런 지원책이 다주택 투기를 부르는 만만찮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택 구매 상위 1,000명의 매수 건수는 무려 4만4,000여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대부분이 등록 임대사업자들일 것이다. 그런데 기왕 지어진 주택 중 공실인 가구는 임대사업자 소유가 아니어도 결국 임대 매물로 시장에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대사업자 지원이 꼭 필요한 것이냐는 반론도 만만찮다. 주택 건설량의 위축이 우려된다면, 주택 건설을 촉진할 별도 방안을 강구해 다주택 투자도 막고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세도 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의 임대사업자 지원책이 온전히 납득되지 않는 이유다.

장인철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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