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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로 불똥 튄 LA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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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미국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2021)에서 공수소방대원 한나를 연기했다. 한 화재 현장에서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로 삼림 화재를 막기 위해 감시탑에서 일한다. 공수소방대원은 산불 진화를 위해 낙하산을 타고 화재 현장에 바로 뛰어든다. 땅이 넓어 소방 차량이 화재 장소에 빠르게 접근하기 힘든 미국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직업이다. 영화는 악마의 혀처럼 날름거리던 불길이 순식간에 퍼지는 모습을 통해 산불의 무서움을 실감케 한다.
□ 졸리는 최근 현실에서 산불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받았다. 지난 10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에게 자신의 집을 내주는 등 구호 활동을 적극 하고 있다. 졸리는 기부 의사를 강하게 비추기도 했다. 졸리 뿐만 아니다. 2023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제이미 리 커티스는 기부금 100만 달러를 내놓았다. 배우 샤론 스톤과 핼리 베리도 기부에 동참했다.
□ 할리우드 스타 중에는 이번 산불의 피해자가 적지 않다. 810만 달러에 구입한 주택이 전소된 패리스 힐튼을 비롯해 멜 깁슨과 앤서니 홉킨스, 제프 브리지스, 빌리 크리스털, 마일스 텔러 등이 집을 잃었다. 산불은 연초 할리우드 각종 행사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언스토퍼블’과 ‘울프맨’ 등은 첫 상영회 행사가 차질을 빚었고, 영화 ‘베터맨’은 레드카펫 행사가 취소됐다.
□ 불똥은 ‘오스카 레이스’까지 튀었다. 할리우드는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을 시작으로 아카데미상 수상을 향한 뜨거운 경쟁을 매년 초 2개월가량 펼쳐왔으나 올해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열릴 예정이었던 크리틱스초이스상 시상식은 26일로 연기됐고,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미국프로듀서조합(PGA)상 후보 발표는 다음 주로 미뤄졌다. 제97회 아카데미상 후보 발표는 17일에서 23일로 옮겨졌다. 시상식이 3월 3일 열리니 아직 여유가 있다고 하나 산불이 지속된다면 정상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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