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사망에 애도 표한 푸틴 "그는 유능했지만 실수도…"

"1990년대부터 알았다... 유족에게 애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망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바그너그룹 전용기가 러시아 상공에서 추락하며 여기에 타고 있던 프리고진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꼬박 하루 만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미국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에 친러 세력이 수립한 정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반 대행인 데니스 푸실린과의 회의에서 전날 사망한 프리고진을 언급하며 "그의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하급 관료로 있던 당시 해당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프리고진을 알게 돼 친분을 쌓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으로 브릭스(BRICS) 정상 간 비공식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통신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90년대 초부터 프리고진을 알고 지냈다. 그는 복잡한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그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일했다. 석유, 가스, 귀금속을 다루는 일을 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었고, 내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서 공통의 목표를 성취하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실수를 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싸움에 큰 공헌을 했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가 이번 사고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고했다"며 "조사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수사관들이 뭐라고 하는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비행기 추락 사고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의심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프리고진의 사망은 암살이라는 미국 정부의 사전 평가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전날 저녁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출발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바그너그룹 전용기에 탑승해있다가 전용기가 추락하며 사망했다. 프리고진을 포함, 바그너그룹 간부, 승무원 등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고로 숨졌다고 러시아 정부는 발표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