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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어지러움·빈혈 생긴다면…참다간 울혈성 심부전 위험

입력
2023.05.0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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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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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이나 장면 등을 가리켜 ‘클리세(cliché)’라고 한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는 빼놓을 수 없는 클리세가 많다. 그 중 인물의 갈등 장면에서 흔히 등장하는 것이 머리가 아프다며 빈혈을 이유로 드는 장면이다.

이처럼 드라마에 자주 등장할 만큼 우리에게 이유 없이 어지러움을 느끼면 흔하게 ‘빈혈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어지러움을 느끼는 질환은 다양하지만 빈혈이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빈혈 환자가 2018년 60만4,834명에서 2022년 67만5,747명으로 11.72% 늘었다.

빈혈이란 적혈구 숫자 및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혈색소로 알려진 헤모글로빈은 철분이 포함된 단백질로 폐에서 신체를 구성하는 각 조직에 산소를 운반하고 이산화탄소를 다시 폐까지 운반해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피가 빨간 이유도 헤모글로빈 때문이다.

건강한 적혈구를 생산하지 못하거나 손실되어 산소가 원활하게 운반되지 않게 되면 어지러움, 쇠약감, 두통, 피부 창백, 숨참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에 따라 빈혈은 다양하다. 철분 부족으로 흔히 여성에게 나타나는 철결핍성 빈혈, 엽산 및 비타민 B12 부족으로 악성 빈혈이라고 불리는 비타민 결핍성 빈혈, 만성질환 빈혈, 골수 질환 빈혈 등으로 분류한다.

특히 임신 중 빈혈이 많이 발생하는데 대부분의 원인은 철결핍성이다. 임신부는 임신 중 혈액량이 증가하고 적혈구 수도 증가한다. 하지만 혈액량에 비해 적혈구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빈혈이 잘 발생하는 것이다.

어지러움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병력 확인 및 신체검사와 함께 적혈구 크기, 색깔, 모양 등을 관찰하기 위한 혈액검사를 시행해 빈혈을 진단한다.

원인에 따라 철분제 복용, 비타민 B12 주사 치료, 기저 질환 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빈혈 환자는 적절한 치료로 적혈구를 정상 범위로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수개월까지 걸릴 수 있기에 초기 진단ㆍ치료가 중요하다.

방치하면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방출하게 돼 울혈성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등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황혜림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특별한 이유 없이 어지럽고 피로감을 자주 오랫동안 느낀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게 좋다”라며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고령인 사람이 빈혈을 방치하다가 낙상 등 다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빈혈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3끼를 정해진 시간에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하며 특히 철분, 단백질, 비타민 B12, 엽산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식사 중이나 후에 커피ㆍ녹차ㆍ홍차ㆍ청량음료를 마시는 걸 삼가고 당이나 지방이 많은 불필요한 간식을 줄이도록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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