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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1년... 우크라-미국 공조 전선에 '균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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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1년 이상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뒷배 역할을 미국이 계속할 수 있을까.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미국의 지원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수면 아래에선 불만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모양새다. 당장 우크라이나가 '절대 사수'를 외치는 바흐무트에서의 전투를 미국은 소모전으로 여기며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이 일면서, 두 나라 간 균열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개전 1년이 지나자 워싱턴과 키이우 사이에 이번 전쟁의 목표와 종전에 대한 견해차가 커지며 '잠재적 화약고'로 떠올랐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겉으로야 양국 간 동맹이 굳건해 보이지만, 바이든 행정부 관리와 국회의원, 전문가 등 10명을 인터뷰한 결과 갈등의 뇌관이 곳곳에 잠복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공조에 파열음을 낸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폴리티코는 △전략적 중요성이 없는 도시(바흐무트)에 대한 소모적 방어전 △친(親)우크라이나 세력의 해저 가스관 폭발 시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탈환 목표를 꼽았다.
우크라이나 동부 소도시 바흐무트와 관련, 미국에선 '전략적 요충지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8개월째 이곳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 복수의 미 행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에 너무 많은 전력을 투입한 탓에 '대반격'도 힘들어졌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에 군대를 더 보내기로 했다. 국민들한테 "바흐무트 사수"라는 구호가 유행할 만큼, 상징적 전장이 됐기 때문이다. 수개월째 승전보를 울리지 못한 러시아도 철수하지 않고 있어 공방전만 지속되고 있다. 미국으로선 우크라이나에 보낸 '조언'이 무시를 당했다고 여길 법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발생한 노르트스트림(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폭발 사고의 배후는 친우크라이나 세력"이라고 판단한 미 정보당국 보고서는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시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으나, 해당 보고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국경 바깥에서의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퍼지고 있다. 이미 300억 달러 상당의 군사 원조를 했는데도 거듭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우크라이나를 미국은 떨떠름하게 여기는 눈치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는 끊임없이 요구만 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감사를 제대로 표현하지도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다.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두고 행정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분열됐다"고 말했다.
'크림반도 탈환'이라는 우크라이나의 염원 탓에 전쟁이 장기화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 미 국방부는 2014년 강제합병으로 10년 가까이 이곳을 점령 중인 러시아를 몰아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한다. 다만 미 국무부는 지난달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라고 선언하는 등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있어 최대 변수는 역시 여론, 그리고 내년 대선이다. 전쟁 초기 '초당적 지원'에 나섰던 의회는 공화당의 이탈로 단일대오가 흐트러졌고, 여론조사에선 '군사 원조가 지나치다'는 응답이 늘어나고 있다. 폴리티코는 "당분간 바이든은 '전쟁에 관한 모든 결정을 젤렌스키에게 맡긴다'는 자세를 고수하겠지만,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됐을 때에도 그 입장을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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