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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집권당의 총선 승리, 우크라이나에 청신호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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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의 총선이 6일 카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개혁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이번 총선 결과는 에스토니아 현 정부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개혁당이 극우 정당을 제치고 제1당이 됨에 따라, 우크라이나로선 유럽에서 가장 적극적인 우방국을 잃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카자 칼라스 총리의 승리가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이유’ 제하의 기사에서 에스토니아 총선 결과가 우크라이나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스토니아 선거관리당국에 따르면, 칼라스 총리가 소속된 '중도우파' 개혁당은 득표율 31.24%를 기록, 전체 의석 101석 가운데 37석을 차지했다. 극우정당 ‘에크레’(득표율 16.05%)는 17석 확보에 그쳤고, ‘중앙당’(15.28%)과 ‘에스토니아200’(13.3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로써 칼라스 총리도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집권 개혁당이 제1당이 된 것은 물론, 에크레를 제외한 다른 당들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그동안 무기난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 전차 지뢰, 유탄발사기, 탄약, 차량 등 4억 달러(약 5,278억 원) 상당의 무기를 지원해 왔다. 전장에 야전병원을 지어 주고, 전쟁 피란민 6만 명 이상을 수용하겠다고도 밝혔다. WP는 "에스토니아의 지원 규모는 경제규모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국내총생산(GDP)의 1%, 국방예산의 절반에 달한다"고 전했다.
외교적으로도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올해 초 무기 지원을 망설이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동맹국을 설득,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 지원을 이끌어낸 나라도 에스토니아다. 로버트 잉글리시 미 캘리포니아대 중앙유럽학 교수는 “칼라스의 승리는 유럽연합(EU)의 연대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위한 아주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에스토니아가 이토록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WP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의 모습에서 1940년대 소련(현 러시아) 점령지였던 에스토니아의 옛 모습을 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구소련에 점령당했던 아픔이 국민적 공통 정서로 깔려 있다는 것이다.
당장 45세인 칼라스 총리도 유럽의 대표적인 ‘반(反)푸틴’ 인사다. 그의 조부모·부모는 구소련 스탈린 체제에서 시베리아로 추방되기도 했다. 지난해 연설에서 칼라스 총리는 “소련 점령하에서 살았던 누구에게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잔혹한 행위는 흉악범죄의 되풀이로 보일 것”이라며 분노한 바 있다.
물론 이번 총선에서 악재가 없었던 건 아니다. 에스토니아는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에 허덕였다. 물가상승률도 약 20%에 달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끊고, 우리 경제나 살리자”는 극우정당의 목소리도 알각에서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개표 결과, '현행 수준의 지원을 유지하겠다'는 개혁당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63.7%로,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가장 높았다. WP는 “대부분의 유권자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재정적 희생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는 의미”라며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전쟁 때문이라는 걸 이해한다는 데 표를 행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침략 피해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에스토니아 국민들이 느끼는 연대 의식이 총선을 통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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