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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집을 틈이 없다... 넷플릭스도 고전하는 인도 내수시장[인도시장 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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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도는 안 되냐고요? 인도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요."
(국내 IT업계 관계자)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국내 정보통신(ICT) 서비스 업계에서 인도는 '불모지'다. 산업 생태계를 이미 장악한 대기업,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인도다. 글로벌 유통시장을 장악한 '유통공룡' 아마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강자 넷플릭스마저 진출에 애를 먹는 지경이다.
인도 IT기업협회 나스콤(Nasscom)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 IT 산업의 총 매출은 2,270억 달러(약 289조 원)다. 블룸버그가 전망한 지난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3조5,350억 달러니, 인도 경제의 약 6, 7%를 IT 산업이 담당하는 셈이다.
실제 IT는 인도의 경제발전을 이끌어가는 핵심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단연 독보적인 것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분야다. BPM은 IT 아웃소싱의 한 분야로 생산·재무·영업 등 기업 활동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모든 기업이 자체적으로 IT시스템과 설비를 개발 및 유지하는 조직을 둘 수 없어, 이 기능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자국 IT 생태계 구축이 늦어졌던 인도는 미국, 유럽 등에서 BPM 아웃소싱을 받아 성장해 왔다.
에컨대 아시아 최대 IT 솔루션·컨설팅 업체인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 '챗GPT'를 개발한 인공지능(AI) 연구소 오픈AI 설립에 참여한 인포시스(Infosys) 등이 대표적인 BPM 업체다. 세계 BPM 시장에서 인도의 점유율은 50%가 넘고, 지난해 기준 인도에서는 500만 명 이상이 BPM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IT 강국'이라 불리는 인도의 성과는 사실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2010년대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개인소득(1인당 GNI 2,000달러 남짓)이 저개발국 수준에 머물러 있고 인터넷 보급율(2021년 기준 47%)도 여전히 낮아 IT 내수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IT 매출의 78%가 해외에서 나올 정도 인도 IT 산업은 수출지향적이다.
외국 IT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도 부담이 크다. 우선 인도 굴지의 통신사업자인 릴라이언스, 바르티에어텔 등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이들과의 협력 관계가 필수다. 메타(페이스북)나 구글 등은 인도의 풍부한 IT 인적자원을 활용해 연구개발 거점으로 활용하거나, 인수·합병(M&A) 또는 지분투자 등의 간접적인 방식을 중심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한다.
스타트업도 현지 벤처기업의 선점 구도를 뚫기 어렵다. 인도공과대학(IIT) 출신들이 세운 온라인 쇼핑플랫폼 '플립카트'와 차량공유업체 '올라캡스', 음식배달서비스 '조마토' 등이 모바일 초기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관계자는 "인도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인 국내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이 현지 규제 및 제도적 장벽에 가장 큰 애로사항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독특한 문화적 특성은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산업의 진출에도 걸림돌이 된다. 인도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2016년 일찌감치 인도에 진출한 넷플릭스조차 고전 중이다. 이미 70개 이상의 현지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사업자가 난립하면서, 외국 사업자들이 수익성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현지 언론 인디안 익스프레스의 슈브라 굽타 평론가는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여전히 고급스럽고 비싼 외국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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