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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나토, 동시에 '핵전쟁' 훈련 돌입...EU "푸틴이 핵 쏘면 전멸" 경고

입력
2022.10.14 17: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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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 탑재 가능 ICBM '야르스' 훈련 사실 공개
"핵 훈련이 실제 작전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나토도 방언 훈련 맞대응...프랑스 '딴소리'에 비판도

옌스 스톨텐베르그(왼쪽) 나토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옌스 스톨텐베르그(왼쪽) 나토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핵전쟁’ 위험이 커지는 속에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시에 핵 전투 훈련에 돌입,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군의 핵 전투 훈련이 실제 공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나토는 “러시아군이 전멸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핵 훈련인 러시아 '그롬' VS 나토 '스테드패스트 눈'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한 시민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악마로 묘사한 그림을 들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한 시민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악마로 묘사한 그림을 들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Yars)’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야르스는 사거리가 1만2,000㎞에 달하고 최대 10기의 핵탄두를 탑재하는 게 가능하다.

러시아는 조만간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Grom·우뢰)’도 실시할 예정이다. 그롬에선 ICBM은 물론 잠수함탄도미사일(SLBM)과 전략폭격기, 핵추진잠수함 등이 총동원된다.

서방도 핵 훈련을 실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나토는 이달 17일 핵 억지 훈련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을 실시한다. 스테드패스트 눈은 나토 회원국들이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해 실시하는 연례 훈련이다.

2주간 진행되는 훈련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투기와 감시기, 핵 임무에 필요한 대형 선박 등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유럽 방위 당국자는 "러시아군의 이번 핵 훈련이 실제 작전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며 이번 훈련이 러시아에 대한 대응 차원임을 시사했다.

러시아의 핵 공격 훈련에 나토가 방어 훈련으로 맞대응하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핵전쟁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처절한 응징'에 나서겠다고 거듭 경고하기도 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외교 아카데미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서방군에 의해 러시아군은 전멸할 것”이라고 했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푸틴 대통령이 중요한 선을 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 러시아의 핵공격 대응 방식에선 '수위 조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 궁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 궁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서방은 경고 발언의 수위를 높이면서도 나토의 물리적 군사 개입이나 핵 보복 등 구체적인 대응 방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걸로 풀이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국방장관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자신을 스스로 방어하는 걸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닌 만큼 집단안보 체제인 '나토 헌장 5조'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자국 공영방송인 프랑스2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핵무기 사용 원칙은 국가의 근본적인 이익을 지키는 데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향한 핵 공격은 이 원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써도 제3차 세계대전 우려에 서방이 핵무기로 대응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많았다”면서도 “그러나 서방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지금껏 러시아를 압박해왔는데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깼다”고 비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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