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러시아, 우크라 점령지 합병 30일 발표할 듯… 핵무기 사용도 '시사'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이르면 이달 말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승인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현재 러시아 손에 넘어간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영토 편입 찬반 주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는데, 러시아 정부는 병합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다음 수순’을 밟는 셈이다. 합병지 보호를 위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갈등 수위는 연일 높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한 하원(국가 두마) 의원을 인용, 이르면 30일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한 합병 승인을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러시아군이 대부분 점령한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에서는 23일부터 닷새간 러시아 편입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투표는 러시아가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끌어들일 명분을 쌓기 위한 사실상의 ‘요식행위’다. 현지에서는 총으로 무장한 병사가 주민들에게 투표를 강요하고, 찬반 여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투표함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 다수가 찬성했다는 투표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러시아 ‘사회마케팅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주민 80%, LPR와 DPR 주민 90%와 91%가 각각 러시아 귀속을 지지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영토 편입 주민투표 당시 97% 찬성률로 가결된 점을 비춰보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
때문에 합병 절차 역시 속전속결로 이뤄질 전망이다. 27일 투표가 끝나면 이튿날 관련 법안이 의회에 제출된다. 다음 날(29일) 하원에서 검토·채택이 이뤄지고, 하루 뒤 편입이 확정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상원의원들에게 30일 예정된 ‘중요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세 차례 통과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편입 승인 절차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직접 참석할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서방국은 이를 ‘가짜 투표’라며 정당성이 없다고 비난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이비 투표를 전 세계가 규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을 강행할 경우 서방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 같은 논란을 예상한 듯, 러시아 측은 ‘핵 카드’까지 꺼내 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헌법은 향후 추가될 영토까지 포함해 영토에 대한 국가의 완전한 보호를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연방의 모든 법과 규칙, 원칙은 영토 전체에 적용된다”면서 “이는 핵무기 사용 원칙에도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복속된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는 핵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최근 “러시아에 편입된 영토 수호에 전략 핵무기를 포함, 모든 무기가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