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청년 "군주제 유지" 50% 불과

입력
2022.09.21 04:40
65세 이상은 79%, 연령 낮을수록 감소 "왕실에의 존경심 유지, 고군분투할 것"

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홀 앞에서 시위대가 '군주제를 폐지하라(Abolish the monarchy)', '나의 왕(왕자)이 아니다(Not my king, not my prince)'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 런던=뉴스1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이후 영국 안팎에서 군주제 폐지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호주·뉴질랜드 등 영연방 핵심 국가에서도 연방 탈퇴와 공화국 전환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영국 내부에서도 군주제 지지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군주제 유지를 찬성하는 여론이 다수지만, 젊은층 찬성 비율은 절반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는 엘리자베스 2세 사망 이후 영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군주제 존속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65%는 왕실의 역할을 지지한다고 했고, 응답자 4명 중 1명만 폐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향수를 간직한 65세 이상에서는 79%가 군주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군주제 유지' 점유율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5~64세는 69%, 35~44세는 60%로 줄었고 18~34세 청년층에서는 50%에 불과했다. 반대로 '군주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비율은 18~34세의 34%로 65세 이상(16%)의 두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군주제 지지 여론이 약화하는 구조다.

지역적인 편차도 컸다. 수도인 런던,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 사는 사람들은 군주제 폐지 여론이 많았다. 런던 거주자의 40%는 백인이 아니거나 다민족사회 구성원이며, 일부는 과거 영국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이주한 경우다. 군주제를 유지하자는 비율이 런던은 53%,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55%에 머문 반면 '정통' 잉글랜드인 남·북부 잉글랜드에서는 70%였다.

엘리자베스 2세와 아들인 찰스 3세 국왕에 대한 영국인의 시선은 엇갈렸다. 4명 중 3명 이상이 여왕이 선대 국왕들보다 임무를 '매우 잘' 수행했다고 평가했으며, 부정적 평가는 5% 미만이었다. 그러나 찰스 3세에 대한 기대는 39%만이 그가 '매우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모닝컨설트는 보고서에서 "엘리자베스 2세가 태어났을 때 대영제국은 세계 땅의 3분의 1과 인구의 4분의 1을 다스리는 정점에 있었지만 제국은 빠르게 무너졌다"면서 "전성기 이후 태어난 세대가 늘고 제국주의에 억압받은 이들이 영국인이 됨에 따라 왕실이 여왕이 누렸던 존경을 유지하려면 고군분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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