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무더기 추가 제재…푸틴-시진핑 만난 날

금융제재 우회한 러 기업 제재
인권유린·우크라 곡물 절도 공직자 포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마르칸트=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금융제재를 우회한 러시아 기업, 인권 유린을 자행한 러시아 관리 등을 겨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전격 단행된 조치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해진 국제 금융 제재를 우회하는 데에 일조한 2개 단체와 개인 22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제재 명단에는 러시아에 대해 내려진 금융 제재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자체 국가 결제 시스템(NSPK) 최고경영자(CEO)인 블라디미르 발레리에비치 코믈레프 등 관련 인사가 무더기로 포함됐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는 상무부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수출 통제 및 러시아 국방 및 첨단기술 산업을 겨냥한 국무부의 조치와 동시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위치한 어떤 개인에게도 양자 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을 포함해 수출 제재가 확대되게 된다.

재닛 옐런 미 재무 장관은 보도자료에서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책임을 묻는 강력한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자유 수호를 위해 전진하는 와중에 러시아의 군 재건 시도를 무력화할 추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별도 자료를 통해 인권 유린과 우크라이나 곡물 절도 등을 이유로 수십명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공직자 및 러시아 공공기관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최소한 23명의 공직자와 31개 러시아 기관 및 기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역할을 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국무부 제재 명단에 오른 개인 및 단체의 미국내 자산은 압수되며 미국내 사업 행위는 모두 중단된다.

이번 조치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날 나와 눈길을 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간 양자 회담에 나선 두 정상은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양측 입장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확인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