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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우크라이나·내빼는 러시아... 전쟁 '결정적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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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州) 탈환을 거의 완료한 데 이어 동부 돈바스로 진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아우르는 돈바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명분으로 삼은 곳이어서 우크라이나가 승기를 잡는다면 전세가 확 뒤집히게 된다. 13일(현지시간) 루한스크에선 러시아군 일부의 퇴각 소식이 전해졌다.
헤르손주, 자포리아주를 비롯한 남부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남부 지역에서 철수한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의 10여 개 마을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첨단 무기 패키지 지원에 힘입은 우크라이나가 이날까지 되찾은 영토 면적은 8,000㎢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국민 화상연설에서 밝혔다. 전날 6,000㎢ 탈환을 발표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진격 속도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군사 분석 단체를 인용해 러시아군의 전투 능력이 '공격 가능'에서 '제한된 방어만 가능'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7개월째를 앞둔 전쟁이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다만 서방은 "전열을 가다듬은 러시아의 반격으로 전쟁이 더 길어지게 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의 전세 역전은 우크라이나군이 몇 달 전부터 미국ㆍ영국과 반격 전략을 긴밀히 논의한 결과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남부 헤르손을 탈환한 뒤 돈바스로 점령 범위를 넓히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은 ‘워 게임’ 등 모의실험 결과 이 같은 작전은 실패 확률이 높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이에 전선을 둘로 나눠 헤르손과 북부 하르키우를 동시에 공략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 결과적으로 통했다.
극심한 장비·병력 손실 탓에 러시아군의 자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징후가 최근 들어 포착되고 있다. 전쟁 시작 이후 러시아군은 1만5,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포함해 8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왔다. 반면 국민 총동원령을 내린 우크라이나는 병력에 여유가 있는 데다 "며칠 안에 또 다른 군사 지원을 하겠다. 무슨 지원이 필요한지 우크라이나와 실시간으로 협의 중이다"(13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는 공언을 받아 둔 상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을 여전히 얕보는 점을 노리고 우크라이나군이 최소 규모의 화력으로 기습공격을 시작한 뒤 공격을 확대하는 전술이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하르키우 전황을 전쟁의 결정적 전환점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군이 실질적으로 밀리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후퇴'라는 군사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환점에 도달했나’라는 질문에 "우크라이나인들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전쟁은) 장기적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수복에 화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러시아도 헤르손을 지키는 데 사활을 걸면서 양측의 치열한 교전이 예상된다. WP는 러시아군 정예부대가 헤르손 방어를 위해 이동했다고 전했다. 미국 랜드연구소 다라 마시코 수석정책연구원은 “러시아가 다음에 하려고 하는 일은 헤르손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두 차례나 잇따라 급속히 패배한다면 회복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동부와 남부에서 에너지 시설 등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으로 재반격 시간을 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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