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키이우 방문중에도… 러, 우크라 동부 맹폭

입력
2022.05.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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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 “푸틴에 고개 숙이지 말아야”
우크라 의회, 계엄령 8월까지 연장 법안 통과
러시아군, 루한스크 올렉산드리우카 집중포화
젤렌스키 “동부 전선에서 하루 50~100명 전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2일 우크라이나 의회에 출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2일 우크라이나 의회에 출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폴란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는 중에도 동부 지역을 맹렬히 폭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동부 지역 전선에서 하루 100명에 육박하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전투가 한창인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의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그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두다 대통령은 “오직 우크라이나만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연설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편이 낫지 않느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린다"면서 이를 무시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을 위한 의지를 굽히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 뼘의 우크라이나 땅이라도 러시아에 양보하는 것은 서방 전체에 심대한 타격이 된다”며 “독일과 프랑스가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의 조기 유럽연합(EU) 가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8월23일까지 계엄령을 세 번째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날 가결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지난 2월24일 계엄령을 발령했다. 계엄령은 지난 3월26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30일 연장됐고, 이후 한 차례 더 연장됐다. 이번에는 90일까지 연장해 우크라이나가 전쟁 장기화 대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다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한 이날도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의 대도시 시에비에로도네츠크를 점령하기 위해 교외의 마을 올렉산드리우카를 집중 포격했지만 점령하지 못했다. 세르히이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러시아군은 의도적으로 도시를 산산히 파괴하고 있으며, 초토화 이후에 점령하려는 작전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전사자가 대량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두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동부의 가장 치열한 전장에서 50명에서 100명이 전사할 수 있다”며 “모두 우리 나라와 독립을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구체적인 전사자 수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러시아의 거침 없는 동부 지역 공세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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