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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2라운드' 시작된 돈바스… 美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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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운명을 가를 ‘동부 결전’이 시작됐다. 북부 전선에서의 침공 실패를 설욕하려는 듯,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한층 강도 높은 공격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도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대규모 군사 충돌이 예고됐다. 개전(開戰) 54일째,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는 더욱 깊은 포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군의 돈바스 공격 소식을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 전력 상당 부분이 이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항전 의지를 밝혔다.
친러시아계 주민 비율이 높은 돈바스 지역은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주요 점령 목표 중 하나였다. 러시아는 지난달 25일 “1단계 작전 대부분을 이행했다”며 “앞으로 돈바스 지역 완전한 해방에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24일 만에 전면 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날 러시아의 포격으로 돈바스에서 민간인 8명이 숨지는 등 동부 공격 첫날부터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러시아군은 동부 전선 480㎞를 따라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루한스크주(州) 소도시 크레미나는 사흘간의 전투 끝에 방어선이 뚫렸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도시 통제권을 잃었고, 지옥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주 포파스나·루비즈네 등에서도 포성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은 전보다 더 잔혹해질 전망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동부ㆍ남부 지역에 76개 대대전술단(BTG)을 동원했다고 보고 있다. 일주일도 안 돼 11개 부대나 늘었다. 러시아군 5만~6만 명이 동부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는 얘기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병력과 야포를 증강하고, 항공 전력을 강화하고, 지휘ㆍ통제 체계를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악명 높은 용병까지 등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이자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대표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크렘린궁의 지시에 따라 돈바스에 도착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반격도 만만찮다. 동부 지역을 빼앗길 경우 중서부 다른 도시들도 안심할 순 없다는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지역에 병력 3만~4만 명을 배치했다.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Mi-17 수송헬기 11대와 155㎜ 곡사포 18기, 포탄 4만 발, M113 장갑차 200대 등 8억 달러 규모 무기를 지원했다. 그간 대전차 미사일과 드론 등 방어용 무기만 지원했지만, 대대적인 지상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처음으로 공격용 무기를 공급한 것이다. 또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군을 대상으로 곡사포 같은 무기 사용법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다.
대규모 사상자 발생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서로를 격퇴하기 위해 더 잔혹한 무기를 꺼내 들 태세다. 이미 양측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비인간적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러시아는 부차에서 플레셰트(화살탄)를 사용해 ‘강철비’ 공격에 나선 정황이, 우크라이나는 동부 후사리우카 탈환 과정에서 국제협약상 금지된 대량 살상무기 집속탄을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일단 ‘돈바스 대전’은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갈 거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그간 러시아군이 병참에서 약점을 노출하면서 상당한 피해를 보긴 했지만, 동부는 러시아 국경과 맞닿아 있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지리에 익숙한 친러 반군과 연합 공격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공격이 러시아의 총공세 전주곡일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동부 이지움을 중심으로 점차 남쪽과 서쪽으로 전선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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