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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기차역 폭격 피란민 50명 사망… 집속탄 사용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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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또다시 무고한 민간인을 조준 폭격했다. 동부 돈바스 지역 한 기차역에 8일(현지시간) 로켓 공격을 가해 최소 50명이 사망했다. 기차역에는 피란길에 오른 주민 수천 명이 몰려 있던 터라 인명 피해가 더 컸다. 이번 공격에 대량살상무기인 집속탄이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F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쏜 로켓 두 발이 동부 도네츠크주(州)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강타해 50명이 숨지고 300명 넘게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5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구조대가 아직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라 앞으로 사상자가 더 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올렉산드르 혼차렌코 크라마토르스크 시장은 “인근 병원은 밀려드는 부상자들을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팔다리를 잃은 심각한 환자들이 많아 외과의사 30~40명이 동시에 응급 수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라마토르스크는 친러시아 반군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경계선에서 불과 80㎞ 떨어진 도시로,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 주민들이 러시아군 ‘대공세’를 앞두고 서쪽으로 탈출하는 거점이다. 앞서 6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돈바스 지역 주민들에게 “지금 당장 대피하지 않으면 죽음의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며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폭격 당시 기차역에선 주민 4,000명이 피란 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대부분 노인과 여성, 어린이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기차역에 날아든 미사일에 집속탄도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폭탄 안에 수백 개 소형 폭탄이 들어가 있는 집속탄은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살상력 때문에 국제법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08년 100개국 이상이 집속탄 퇴출에 서명했으나, 러시아는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군이 집속탄이 포함된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번 공격이 민간인을 겨냥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격으로 아비규환이 된 기차역에 시신 여러 구가 쓰러져 있는 모습도 공개했다. 기차역 주변에선 러시아어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라고 쓰여 있는 러시아제 미사일 파편도 발견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 폭격 당시 기차역에는 우크라이나 군인이 없었다”며 “러시아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러시아군이 저지르는 악에는 한계가 없다”며 “이를 처벌하지 않으면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이 부당한 전쟁을 피하려는 민간인의 탈출로를 차단하고 인간적 고통을 야기하는 또 다른 시도”라고 규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번 공격을 부인하며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당국이 주민들의 대량 탈출을 막고서 이들을 자국군 병력 주둔지 방어를 위한 ‘인간 방패’로 삼으려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민간인 공격은 없었다고 줄곧 부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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