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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부랴부랴 체르노빌 원전 떠났다…방사능 피폭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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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손에 넣었던 러시아가 돌연 벨라루스 국경으로 병력을 철수시키고 원전 운영권을 우크라이나에 되돌려줬다. 그 배경엔 체르노빌의 ‘붉은 숲’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둔 병사들이 급성 방사능 피폭 증상에 시달리면서 부랴부랴 떠났다는 얘기다.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기업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의 체르노빌 원전 철수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원전과 접근제한구역 시설을 점거했던 침략자들이 벨라루스 국경 쪽으로 출발했다”며 “원전 통제권 역시 돌려받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개전(開戰)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2월 24일 교전 끝에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했는데, 5주 만에 갑자기 마음을 바꾸고 떠난 셈이다.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점령군이 자발적으로 점령지를 포기하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러시아군에게 체르노빌은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진격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런 중요 지역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게 만든 이유에 대해 에네르고아톰은 체르노빌의 ‘붉은 숲’을 지목했다. 러시아군이 원전 인근 통제구역인 ‘붉은 숲’에서 보호장비 없이 참호를 팠고, 이로 인해 방사능에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것이다. 붉은 숲은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성 낙진이 나무와 풀을 훑고 지나가면서 숲 전체가 붉게 변해버린 데서 따온 이름이다. 이곳의 시간당 방사선량은 세계 평균의 5,000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병사에게 급성방사선증후군이 나타나자 러시아군이 혼란에 빠졌고, 이후 피폭에 대한 두려움으로 부대 내에 폭동이 일어날 뻔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병사들은 아무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장갑차를 몰고 붉은 숲을 통과했는데 이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피폭 장병들을 태운 버스 7대가 벨라루스 고멜의 특수 의료 시설에 도착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결국 이번 철수는 ‘전략’이나 협상을 위한 ‘양보’가 아닌, 불가피한 ‘퇴각’이었다는 얘기다. 러시아군은 원전을 떠나면서 점령 당시 인질로 잡았던 우크라이나군을 포로로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군의 고준위 방사능 피폭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 역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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