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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도 지워지는 러시아… '디지털 고립'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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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러시아의 '디지털 고립'도 심화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특성상 시장 진입과 철수가 제조업 등 전통 산업보다 용이한 빅테크 기업들의 탈(脫) 러시아 행렬에 게임업계도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일본 소니의 자회사인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10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모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출하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SIE의 결정으로 러시아에선 플레이스테이션 등 가정용 콘솔 게임기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판매가 중단됐다. SIE는 공식 성명에서 "SIE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촉구하는 국제 사회와 함께하게 됐다"며 "소니 그룹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유엔난민기구(UNHCR)를 비롯한 국제 비정부기구(NGO)에 2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날 세계 콘솔게임 시장의 선두주자인 소니까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사실상 해외 유명 게임기업 대부분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소니는 러시아 콘솔게임 시장의 선두 업체인 만큼, 이번 조치는 러시아와 관계 단절에 나선 게임사들이 취한 조치 중 가장 중요한 행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의 대형 게임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도 사내 공지를 통해 "러시아에서 새로운 게임 판매, 게임 내 아이템 판매 등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렉트로닉 아츠(EA) 역시 게임 판매 중단과 함께 자사 축구 게임인 '피파(FIFA) 2022'에서 러시아 대표팀을 삭제하는 업데이트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가상세계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비소프트와 에픽게임즈, CDPR 등도 러시아에서 자사의 게임 판매를 중단했다.
러시아에 대한 게임업계의 이런 릴레이 제재의 배경엔 철수가 용이한 소프트웨어 업계 특성도 자리한다. 실제 컴퓨터(PC)와 콘솔 게임은 온라인 유통 거래 플랫폼 등에서 디지털 형태로 판매되는 비율이 높다. 앞선 지난 3일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와 플랫폼에 러시아 제재를 요청했을 때, 게임업계가 즉각 반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가능했다.
러시아의 고립은 게임뿐만 아니라 SNS와 IT 서비스 등을 포함한 디지털 생태계 전반에 걸쳐 가속화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전날 러시아 국영 매체 게시물에 '경고' 라벨을 붙여 온라인상 공유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가 러시아 매체의 계정이 자사 플랫폼에서 광고나 영리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IT 서비스의 근간인 서버와 클라우드 업체들의 이탈도 러시아로선 뼈아프다. IT 인프라가 무너질 경우 러시아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 서버 시장점유율 1위인 IBM과 델, 오라클 등은 현지내 신규 판매와 서비스를 중단한 상황이다. 러시아 클라우드 시장 선두를 다투는 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또한 신규가입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기업들이 기존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도 중단할 경우 러시아는 은행과 통신, 교통 등 산업 전반에서의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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