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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 지지하는 'Z'...러시아 체조 선수, 버젓이 달고 시상대 올라 파문

입력
2022.03.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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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카타르 도하 체조 월드컵 평행봉 시상식
동메달 쿨리아크 러시아 선수...가슴에 'Z' 표식
금메달 우크라이나 선수와 나란히 포즈도
국제체조연맹 "충격적인 행동에 징계 절차"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체조 월드컵 평행봉 시상식에서 가슴에 'Z'라고 쓴 유니폼을 입고 시상대에 오른 이반 쿨리아크 러시아 선수. SNS 캡처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체조 월드컵 평행봉 시상식에서 가슴에 'Z'라고 쓴 유니폼을 입고 시상대에 오른 이반 쿨리아크 러시아 선수. SNS 캡처

러시아 체조 선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지하는 듯한 표식을 달고 국제대회 시상대에 올라 파문이 일고 있다. 그것도 우크라이나 선수와 나란히 선 시상식이어서 전 세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체조 월드컵 평행봉 시상식에서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선수들이 나란히 메달을 획득해 시상대에 올랐다. 이날 금메달은 일리아 코브툰 우크라이나 선수가 받았고, 은메달은 밀라드 카리미 카자흐스탄 선수, 동메달은 이반 쿨리아크 러시아 선수에게 돌아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현재 국제사회가 우려와 공포 분위기 속인 가운데 두 나라의 선수가 나란히 시상대에 선 모습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시상대에선 경악할 만한 장면이 포착됐다. 동메달을 획득한 전 주니어 챔피언 출신 쿨리아크 러시아 선수가 가슴에 'Z'라고 써 붙인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체조 월드컵 평행봉 시상식에서 금은동 메달을 차지한 선수들이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카자흐스탄의 밀라드 카리미, 우크라이나의 일리아 코브툰, 러시아의 이반 쿨리아크. SNS 캡처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체조 월드컵 평행봉 시상식에서 금은동 메달을 차지한 선수들이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카자흐스탄의 밀라드 카리미, 우크라이나의 일리아 코브툰, 러시아의 이반 쿨리아크. SNS 캡처

하얀색 테이프로 붙인 듯 선명하게 보인 'Z' 표식에 세계 언론은 깜짝 놀랐다. BBC는 "러시아 체조 선수 쿨리아크가 우크라이나 선수 옆에 서서 국가 전쟁 상징물을 착용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도 "쿨리아크가 유니폼에 'Z' 표시를 새긴 채 시상대에 올랐다"며 화들짝 놀랐다.

쿨리아크가 새긴 Z 표식은 러시아어로 승리를 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상징하는 의미다. 우크라이나에서 포착된 러시아의 탱크와 군용 차량에도 이 표시가 붙어 있다. 그런데도 쿨리아크는 버젓이 가슴에 Z를 달고 시상대에 올랐다. 그것도 우크라이나 선수 옆에 나란히 서서 메달을 받아 충격 아닌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 러시아아 침공한 가운데 러시아 군대의 탱크에 'Z'라고 쓰여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6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 러시아아 침공한 가운데 러시아 군대의 탱크에 'Z'라고 쓰여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 장면은 곧바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쿨리아크의 동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국제체조연맹(FIG)은 이날 "쿨리아크의 충격적 행동에 따라 체조윤리위원회에 징계 절차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경기는 러시아와 러시아 침공에 협력한 벨라루스 체조 선수들이 경쟁할 마지막 기회였다고 BBC가 전했다. FIG는 7일부터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선수, 임원 및 심판은 FIG 대회 또는 FIG 승인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모든 대회를 취소했다.


러시아군을 지지하는 '카 런' 참가자들이 차량에 'Z'라고 써 붙이고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군을 지지하는 '카 런' 참가자들이 차량에 'Z'라고 써 붙이고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 스포츠 국제기구와 연맹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국제 대회 출전 제한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따르는 국제기구나 연맹은 많지 않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은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러시아에 대해 솜방망이 수준의 징계를 내려 질타를 받고 있다. '월드컵 퇴출'이 아닌 국가명, 국기, 국가 사용만 금지했기 때문이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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