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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푸틴 "러시아 요구조건 이행돼야 우크라와 대화"

입력
2022.03.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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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도시 포격 보도는 허위" 주장도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전 시위에서 한 시민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얼굴이 반씩 합쳐진 사진을 들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뉴스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전 시위에서 한 시민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얼굴이 반씩 합쳐진 사진을 들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하는 모든 사람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등을 포함, 자신들의 요구 조건이 먼저 이행돼야 협상에 나선다는 것. 전 세계가 러시아의 침공을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있지만 되레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는 뻔뻔한 모습도 보였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탈(脫)군사화’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및 비핵국가화,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 요구를 되풀이했다. 러시아가 이번 침공의 목표로 내세운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는 각각 우크라이나군의 무력화와 현 정권 축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 인정과 함께, 최근 독립을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영토를 도네츠크주(州)와 루한스크주 전체로 인정할 것도 요구했다. DPR과 LPR은 그간 일부 지역만 통제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조만간 열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 3차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이성적이고 건설적’인 입장을 보이길 바란다면서 자신이 언급한 요구 조건 수용도 촉구했다.

민간인 피해 속출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서방 언론에 돌리는 행태도 이어갔다. 그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면서,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다른 주요 도시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격 보도는 ‘선전적 허위정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극단주의자들이 주로 학생들인 6,000명 이상의 외국인들을 ‘인간방패’로 삼으며 인질로 붙잡고 있다면서 이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숄츠 총리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압력을 넣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전투 중단을 촉구하며 러시아 수뇌부에 격전지에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시 회담을 통해 인도적 통로 개설을 합의하기도 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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