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러 병력 75% 전진 배치 속 ‘미러정상회담’ 카드 극적 등장... 일촉즉발 널뛰기 우크라 정세

입력
2022.02.21 16:45
수정
2022.02.21 22:02
2면
구독

프랑스 마크롱 중재, 미러정상회담 원칙적 합의
러, 벨라루스 연합군사훈련 연장...우크라 위협
바이든, NSC 회의 개최...러 경제제재 카드 흔들어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 있다. 회의에는 외교안보 책임자는 물론 재무·상무·에너지장관도 참석해 러시아 경제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 있다. 회의에는 외교안보 책임자는 물론 재무·상무·에너지장관도 참석해 러시아 경제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 정세가 다시 한 번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됐다. 러시아가 군사력을 집중 배치해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높이는 가운데 미러정상회담 개최 원칙적 합의 발표가 나오면서다. 2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러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2월 말 이전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 지점을 찾는다면 우크라이나 긴장 상황을 완화하는 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러시아가 벨라루스와의 연합 군사훈련 기간을 연장하고, 육군 주력부대의 75%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집결시키는 등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미국 역시 최신예 F-35A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등을 독일에 전진배치하면서 위협에 대응하고 나섰다. 외교 협상 국면으로 넘어가더라도 전쟁에 대비하는 양측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 백악관은 20일 “침공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원칙적으로 수락했다”라고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두 정상 사이에서 연쇄 전화통화로 정상회담 개최를 중재하고 협의한 결과였다. 앞서 미러 양국이 합의했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간 24일 회담이 정상회담 사전 협의 자리가 된 셈이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1일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은 언제라도 만나거나 전화할 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확답을 피해 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20일 우크라이나 국경 동쪽 러시아 솔로티에서 남쪽으로 이동 중인 기갑부대를 인공위성 전문 민간기업 맥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사진. 미국 CNN 방송은 자국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군 주력 전투부대 전력의 75%가 우크라이나로부터 60㎞ 이내의 접경지역에 배치돼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솔로티=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우크라이나 국경 동쪽 러시아 솔로티에서 남쪽으로 이동 중인 기갑부대를 인공위성 전문 민간기업 맥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사진. 미국 CNN 방송은 자국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군 주력 전투부대 전력의 75%가 우크라이나로부터 60㎞ 이내의 접경지역에 배치돼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솔로티=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 군사 대치는 여전했다. 미 CNN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0㎞ 이내에 120개의 대대전술단(BTG)을 배치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평가한다고 보도했다. 1개 BTG는 800~1,000명 규모로, 러시아 전체 160개 BTG 중 75%가 우크라이나 공격 준비에 동원됐다. 또 500대의 러시아 전투기 및 전폭기가 우크라이나 타격 가능 거리에 위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군이 벨라루스군과 10일부터 20일까지 진행했던 군사훈련을 종료하는 대신 연장하겠다는 발표까지 나와 긴장을 더했다. 이곳에서 훈련하던 3만 명의 러시아군이 수도 키예프 공격의 주공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미 CBS와 뉴욕타임스 등은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침공을 계속 진행하라는 명령을 받고 전장 작전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키예프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프,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와 헤르손 등도 공격 표적에 포함됐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군사 충돌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시민들이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전역자와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무기 조작법을 익히는 등 기초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군사 충돌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시민들이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전역자와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무기 조작법을 익히는 등 기초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이에 맞서 미국도 유타주(州) 힐 공군기지에 있던 F-35A 전투기를 독일 스팡달렘 공군기지에 배치했다고 미 공군이 이날 발표했다. 앞서 F-15E 전투기 8대가 폴란드에, KC-135 공중급유기 6대가 독일에 전진배치됐다. 주말 동안 폴란드에선 폴란드군 18기갑보병부대와 미군 82공수사단의 연합훈련도 시작됐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프레지던츠데이 연휴 기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행을 취소하고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2시간 동안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외교안보 책임자는 물론 재무ㆍ상무ㆍ에너지장관까지 모두 참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이 진행할 경제제재 방안까지 포괄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