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봉쇄 없다' 거듭 확인... 유럽 '초긴장 모드'와는 대비

입력
2021.11.23 15:30
수정
2021.11.23 17: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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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교육장관 "코로나의 '풍토병' 전환, 첫 국가 될 것"
'성탄절 여러 명과 보낼 수 있나' 묻자 "확실히 그렇다"
존슨 총리도 "'플랜 B' 필요 없다" 부스터샷 접종 촉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2일 잉글랜드 블리스를 방문해 제조업체 타르수스의 공장을 살펴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브리스=A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2일 잉글랜드 블리스를 방문해 제조업체 타르수스의 공장을 살펴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브리스=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유럽을 또다시 덮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거듭 ‘영국 예외론’을 펼치고 있다. 올해 성탄절은 감염병이 없던 때처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못 박는가 하면, 영국의 선제적 봉쇄 해제가 되레 ‘약’이 됐다고도 강조했다. 결과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영국해협 건너 유럽 대륙이 재봉쇄와 백신 미접종자 활동 제한 등에 착수한 것과는 극명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나딤 자하위 영국 교육장관은 이날 L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백신을 사용해 (코로나19를) 팬데믹에서 풍토병(endemic)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보여 주는 세계 최초의 주요 경제국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마스에 손님을 여럿 불러 저녁 식사를 하고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것이냐’라는 질문에도 “확실히 그렇다”고 답했다.

자하위 장관은 또 “여름에 경제를 재개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 우리의 4단계 계획(봉쇄 해제)에 대해 일부는 ‘실수였다’고 했으나, 나는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이 ‘자유의 날’을 먼저 맞이했기 때문에 현재의 코로나19 재확산 역시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건강서비스(NHS)의 부담이 덜하고 따뜻한 계절에 먼저 방역을 푼 게 바람직했다”고도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이 같은 자하위 장관 발언에 대해 “코로나9 바이러스가 비교적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순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실제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잇따라 ‘재봉쇄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펴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타인사이드에서 열린 영국산업연맹(CBI) 연설에서 “영국에 ‘플랜 B’가 필요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단언했다. 다시 방역 강화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부스터샷(추가 접종)”이라고 말했다. 로드 프로스트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장관도 이날 싱크탱크 정책연구센터(CPS) 연설에서 “영국은 코로나19 제한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국가”라며 “마스크 의무 규정과 백신 여권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4만4,917명, 신규 사망자는 45명으로 집계됐다. 영국 정부는 ‘입원자와 사망자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면 확진자 수치 자체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유럽 곳곳은 ‘초긴장 모드’를 취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리스 정부가 이날부터 백신 미접종자의 모든 공공시설 출입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도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유사한 조치를 내렸다. 오스트리아는 앞서 예고했던 것처럼 이날부터 전국 봉쇄에 착수했다. 독일은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내놨다. BBC방송에 따르면,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겨울이 지나면 거의 모든 독일인은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19에서) 회복되거나,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지닌 근원적 공포, 곧 ‘죽음’을 거론하면서 백신 접종을 종용한 셈이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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