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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은 멀고 델타는 가깝다... "8월 말 하루 확진자 5000명도 가능"

입력
2021.08.11 19:50
수정
2021.08.11 22: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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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경기대 기숙사에 마련된 경기도 생활치료센터 앞 도로에 11일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하는 구급차와 버스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경기 수원시 경기대 기숙사에 마련된 경기도 생활치료센터 앞 도로에 11일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하는 구급차와 버스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0명대로 치솟았다.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던 지난달 방역당국은 '최악의 경우 8월 중순쯤 2,300명대'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문제는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높은 전파력을 감안하면 '2,300명대'라는 최대치가 정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4,000~5,000명대 전망까지 나온다. 방역당국은 부랴부랴 추가 방역조치 검토에 들어갔지만, 백신과 셧다운 이외엔 더 쓸 카드도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1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2,223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방역당국은 최악의 경우 하루 확진자가 2300명대에 이를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내놓은 바 있다. 하필이면 최악의 경우를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신규 확진자는 11일에도 급증해 오후 9시 현재 1,833명으로 집계돼 12일에도 2,000명대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하루 2200명대 ... 현실화된 최악 시나리오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4단계를 한 달이나 이어가는 데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역시 델타 변이의 영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델타 변이는 초기 감염력이 매우 크고 전파력이 강한 특성이 있어 전파 속도 자체가 기존의 비(非) 변이 바이러스보다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여름 휴가철 이동량의 증가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주 전국의 이동량은 그 전주와는 비슷하지만, 3차 대유행이 가라앉았던 지난 1월과 비교하면 30%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확진자가 많은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을 오가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1년 반 이상 지속되고 있는 거리두기로 인한 방역피로감도 원인으로 꼽힌다.

방역당국도 "확진자 감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하루 확진자 수가 최악이라는 2,300명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원래 방역당국이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8월 초중순 2,300명대를 찍고, 8월 말엔 600명대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달 공개한 4차 대유행 시나리오는 유행이 잘 통제될 경우를 상정해서 만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땐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추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날만 해도 돌파감염 우려를 감안, 거리두기 3단계에서도 요양병원·시설의 접촉면회를 중단시켰다. 이곳 종사자들에 대한 진단검사도 정례화했다. 이외에도 추가적인 방역조치를 찾아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근본적인 대응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8월 말 5000명선도 가능 ... 강력조치 내놔야

아예 새로운 거리두기 단계를 만들어 집합금지 등을 더 강화하자는 제안이 나오지만, 방역당국은 강력한 거리두기 단계 설정으로 인한 자영업자 등의 피해 확대 등을 감안, 이를 망설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라도 한시바삐 끌어올려야 하지만,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 등 악재가 여전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더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본을 보면 델타 변이 유행 이후 확진자가 계단식이 아니라 ‘U’자 형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를 참조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8월 말 9월 초쯤엔 하루 확진자 수가 5,000명 선에도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백신 공급의 절대량을 확연히 늘릴 수 없다면 "재택근무 확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등 강력한 보완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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