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확산 절망적"… 영국, 3차 전국 봉쇄 돌입

입력
2021.01.05 08:37
수정
2021.01.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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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봉쇄 연장 검토 중

4일 영국 런던에서 한 소녀가 보리스 존슨 총리의 3차 봉쇄조치 발표를 듣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4일 영국 런던에서 한 소녀가 보리스 존슨 총리의 3차 봉쇄조치 발표를 듣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한 영국이 4일(현지시간) 결국 세 번째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명에 육박하며 상황이 날로 악화되는 까닭이다. 독일도 봉쇄 조치를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고 일본은 두 번째 긴급사태 선언을 목전에 두는 등 전 세계가 문을 꽁꽁 틀어막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는 이날 대국민 TV연설에서 “자정부터 전국 봉쇄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영국이 전국 봉쇄에 나서는 것은 작년 3월(1차)과 11월(2차)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존슨 총리는 “기존 바이러스와 싸울 때는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었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절망적이고 우려스럽다”며 “변이 확산을 막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했다”고 봉쇄 이유를 설명했다. 영국 합동바이오안보센터 역시 이날 코로나19 경보 체제를 가장 높은 레드(5단계)로 격상했다. 이는 영국 내 상황이 ‘보건 서비스 수용을 훨씬 넘어섰다’는 의미다.

이 같은 조치는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5만8,784명, 신규 사망자는 454명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2만6,626명)는 지난주보다 30% 늘었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271만3,563명과 7만5,431명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다.

3차 봉쇄 기간조치에 따라 영국인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집에 머물러야 한다. △식료품 구입 △운동 △재택근무가 불가한 직종 종사자의 출퇴근 △의료적 필요에 따른 병원 방문 등 특정 경우에만 집밖으로 나갈 수 있다. 학교 역시 2월 중순까지 원격 교육으로 대체한다. 다만 유치원은 계속 문을 열 방침이다. 식당은 영업을 정지하되, 포장과 배달은 허용된다. 골프 및 테니스 경기장, 야외 체육관 등도 문을 닫아야 하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등 프로스포츠는 계속된다. 존슨 총리는 “앞으로 몇 주가 가장 힘든 시간이 되겠지만, 싸움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믿는다”며 국민들이 코로나 대응 조치를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독일 역시 봉쇄 조차를 연장할 방침이다. dpa통신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16개 주지사가 5일 연방정부·화상회의에서 이 같이 확정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독일은 지난달부터 오는 10일까지 슈퍼마켓 등 생필품을 파는 곳을 제외한 상점 문을 모두 닫고 학교와 보육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전면봉쇄에 돌입했다.

일주일 넘게 일일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선 일본 역시 지난해 4월에 이어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할 전망이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세부 내용을 결정한 후 전문가 자문과 중·참의원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7일 긴급사태를 선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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