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킹 IT기업들...올 추석 상여금은 "짜다 짜"

2024.09.15 18:00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이 열 곳 중 다섯 곳에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액 연봉으로 손꼽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명절 상여금은 인색해 아예 상여금이 없거나 있더라도 연봉 계약에 포함된 금액 또는 복지 포인트만 지급하는 곳이 상당수다. 14일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470곳을 대상으로 한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 조사 결과 "지급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47.7%였다. 사람인이 2012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추석 상여금을 주지 않는 기업의 18.3%는 "지난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답해 한층 어려워진 경영 현실을 보여줬다. 높은 연봉과 인센티브, 각종 복지 혜택으로 잘 알려진 IT 대기업도 명절 상여금은 아예 지급하지 않는 곳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전자로 지난해 추석부터 명절 상여금을 없앴다. 회사 관계자는 "2023년 4월 노사협의회 임금 단체 협상에서 명절 상여금을 12개월로 나눠 월급에 포함해 받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의 다른 IT계열사도 마찬가지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은 이번 추석 상여금으로 기본급의 100%를 받는다. 그러나 이미 명절 상여금이 연봉에 포함돼 있어서 '조삼모사'라는 반응도 나온다. LG 계열사 한 직원은 "평소 월급을 연봉의 12분의 1로 나눠 받는 게 아니라 14분의 1로 나눠 받고 설·추석에 한 달치 월급을 더 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계열사마다 명절 상여금 기준이 다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명절 상여금을 월급에 포함해 지급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명절 상여금만큼의 복지포인트(350만 원)를 매년 초 한꺼번에 받는다. 올해 추석 상여금으로 화제를 모은 계열사는 단연 SK하이닉스. 최근 올해 임금 단체 협상을 마무리하면서(임금인상률 5.7%) "2분기(4~6월)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여한 구성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2024년 임금 교섭 잠정합의안 설명 자료) 추석 전 350만 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다. SK하이닉스는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장인들은 사실상 올 추석 '상여금 잭팟'을 쏘아올린 기업으로 SK하이닉스를 꼽고 있다. 포털사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자사의 머니페이로 추석 상여금을 지급한다. 네이버는 최근 임직원에게 네이버페이 머니 40만 원을 지급했다. 2018년부터 명절 때마다 20만 원 상당의 네이버페이나 백화점상품권, 기프트카드를 직원들이 골라 받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네이버페이로 지급 수단이 '단일화'됐고, 올해 "오른 물가를 반영해"(네이버 직원) 금액을 40만 원으로 올렸다. 카카오는 30만 원을 역시 자사의 페이 머니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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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만물상' 편의점, 5억 위스키는 기본…집·요트·노래방도 판다

전통의 오프라인 쇼핑 강자인 백화점, 대형마트만큼 덩치를 불린 편의점은 판매 상품도 다양해 '신(新)만물상' 역할을 하고 있다. 편의점은 주력 상품인 먹거리, 생활용품, 주류를 넘어 소비자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상품까지 판다. 매출 증대는 물론, 홍보 효과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CU, GS25,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이 판매하는 이색 상품을 보면 수억 원대 양주, 반짝반짝 빛나는 금은 기본이다. 예컨대 CU가 올해 마련한 위스키 '다이아몬드 쥬빌리'는 5억 원에 달한다. 주요 편의점이 금은방에서 팔던 금 판매에 뛰어든 면도 공통된 모습이다. 편의점마다 올해 청룡의 해를 맞아 연초 용을 주제로 각종 금 세공 작품을 내놓은 게 한 예다. 일부 편의점 점포는 금 판매 자판기를 두고 있기도 하다. 편의점은 소비자의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이색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마트24는 지난해 노래방 기기 제작업체 TJ(태진)와 손잡고 '가정용 방음 노래방 박스'를 선보였다. 코인 노래방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에 반주기, 모니터, 고출력 앰프, 유선마이크, 리모컨과 함께 분위기를 살리는 미러볼까지 갖췄다. 이마트24는 1, 2인용 기준 360만 원인 이 기계를 실제 한 대 팔았다. CU는 2021년 설에 이어 이번 추석에 거실, 주방, 욕실을 두고 있는 이동식 주택을 판매한다. 단층, 복층 등 총 4가지 유형으로 가격은 1,820만~2,500만 원 사이다. CU는 2021년 당시 이동식 주택을 네 채 팔았다. CU가 여태 내놓았던 최고가 상품은 2021년 추석을 계기로 선보인 요트다. 독일 브랜드 바바리아가 제작한 9억600만 원짜리 요트로, 실제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세븐일레븐은 스포츠카드로 고객을 잡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아이돌 포토 카드에서 착안해 지난해 9월 내놓은 스포츠카드는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프로야구까지 다양하다. 미국에서 자리 잡은 스포츠카드 수집 문화가 한국에서도 정착하고 있다. 뽑기 어려운 유명 선수 스포츠카드는 리셀(재판매) 시장에서 가격이 뛰기도 한다. 편의점이 이색 상품 판매에 공들이는 이유는 매출 증대 외에도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고객이 이색 상품을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이를 계기로 다른 제품 판매를 노릴 수 있다. 이색 상품이 일종의 '미끼 상품'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업계가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는 이색 상품은 소비자 이목을 끄는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런 상품은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추석 선물 안 오거나 상해서 배송...보상 방법은?

직장인 김민정(30)씨는 추석 연휴를 맞아 일본 여행을 가기 위해 여행사에서 인천~나리타 왕복 항공권 2장을 37만7,000원에 구매했다. 김씨는 출근 일정이 조정된 탓에 하루 빨리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항공편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결제 다음 날 여행사에 취소 요청을 했는데, 여행사는 ‘추석 특가 표’라는 이유로 수수료로 26만 원을 요구, 김씨에게는 37만7,000원 중 11만7,000원만 돌려줬다. 주부 함미화(56)씨는 작년 추석 선물로 20만 원 상당의 수산물 종합 선물 세트를 사서 택배 배송을 의뢰했다. 하지만 이를 수령한 지인으로부터 "날이 더워서 그런지 전부 상해서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화가 난 함씨는 택배 회사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배상을 거부당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선물을 택배로 보내거나, 해외여행을 가는 여행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관련 소비자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추석 연휴 항공권과 택배에 대해 소비자 피해 주의보를 발령했는데, 박종호 한국소비자원 여행운송팀장에게 소비자가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어봤다. -택배가 일주일 넘게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로 연락해야 하나. “우선 택배회사에 연락해 진행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택배 표준약관에 따르면 택배회사가 소비자가 의뢰한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택배회사 스스로 책임이 없다는 걸 증빙하지 않는 이상 귀책사유가 택배회사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택배를 맡긴 날로부터 2일 이내에 도착하게끔 약정이 설정돼 있는데, 인도 예정일 등을 확인한 후 택배회사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추석 선물로 수산물 선물세트를 보냈는데 상해서 도착했다.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운송 중 멸실된 경우 운송장에 기재된 운송물의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손해액을 지급한다. 손해액에 따라 금액이 산정되는 만큼, 운송장에 운송물 금액이 적혀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비싼 물건이라도 물품 가격이 쓰여 있지 않으면 최대 50만 원까지만 보상한다.” -추석 연휴 시작 전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안 왔다. “수령 예정일을 초과한 일수에 운송장에 적힌 운임액의 50%를 곱한 금액만큼 보상받을 수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했다면 해당 유통업체에, 택배를 직접 보냈다면 택배회사에 연락하면 된다.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운송장에 물품 종류·수량·가격을 정확히 적고, 배송이 끝날 때까지 운송장을 보관하는 게 좋다.” -‘추석 특가’ 표라는 이유로 여행사가 취소 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 간다. “이미 결제한 경우라면 어쩔 수 없다. 통상 항공사는 예매 후 24시간 내에는 취소 수수료 없이 환불해주지만, 여행사 취소 수수료는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부과되는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항공권 구매 전 취소 가능 여부와 위약금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고, 항공 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니 수시로 정보를 확인하는 게 좋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피해 구제,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사건 처리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강제성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비행기가 3시간 30분 연착돼 마지막 차가 끊겨 공항노숙을 해야 했다. 보상받을 수 있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항공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출발이 늦어진 경우, 국제선 기준 2~4시간 사이면 운임의 10%를, 4시간 이상일 경우 20%를 소비자에게 배상해야 한다. 다만 기상 상태, 공항 사정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배상받을 수 없다.”

외국인 못 읽던 '외계 한국어' 안 통한다... 추론하는 AI 공개

"줭뫌 쉬끄뤕꼬 더뤄웧욯."(정말 시끄럽고 더러워요.) 해외 숙소 후기를 찾다 보면 가끔 이런 식으로 남긴 글들이 있다. 다른 한국인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악평을 남기고 싶은데, 행여 숙소 운영진이 번역기를 이용해 읽고 삭제할 수도 있으니 번역이 불가능하게끔 일부러 틀린 맞춤법으로 작성한 것이다. 실제로 이 문장을 구글 번역기 등에 넣어보면 전혀 엉뚱한 의미의 결과값이 나온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같은 기지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외계 한국어'마저 제대로 해석해내는 AI 모델 '오픈AI o1'(오원·이하 o1)을 내놨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부터 챗GPT 유료 버전에 추가된 o1은 "응답 전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생각하도록 설계돼 과학과 코딩, 수학 등 분야에서 이전 모델보다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오픈AI는 설명했다. o1이 적용된 챗GPT에 '줭뫌 쉬끄뤕꼬 더뤄웧욯'을 영어로 해석해 달라고 주문해 봤다. 챗GPT는 이렇게 답했다. "영어로 다음과 같이 번역됩니다: It's really noisy and dirty." 오픈AI가 이날 전격 공개한 o1은 '추론'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개발해 온 제품이다. 기존 AI 모델들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학습해서 알고 있는 내용 가운데 최적의 답을 골라 제시한다. 학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질문하면 모른다고 답하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을 지어내는 결함(환각)을 보였다. 반면 추론 특화 모델은 학습하지 않은 문제가 주어지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간다. "o1은 사람처럼 스스로의 사고 과정을 개선하고,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실수를 인식한다"고 오픈AI는 설명했다. 추론 능력을 얻은 AI는 수학이나 코딩, 물리학처럼 단계별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영역에서 특히 다른 모델 대비 월등한 성능을 낸다고 한다. 오픈AI에 따르면 지난 5월 공개된 최신 AI 모델 GPT-4o가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예선에서 13%의 정답률을 보인 반면, 추론 모델인 o1은 무려 83%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날 오픈AI가 공개한 외계 한국어 번역 시연을 보면 o1은 주어진 이상한 문장을 일단 제대로 된 말로 고쳐 읽은 다음, 뜻을 해석하고, 번역을 더 자연스럽게 바꾸는 과정을 거친다. 사람의 사고 방식과 거의 비슷한 순서로 작동하는 셈이다. 최근 AI 업계에선 추론 능력 고도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오픈AI의 최대 경쟁사인 구글의 AI 조직 딥마인드도 지난 7월 수학 추론을 전문으로 하는 모델(알파프루프)과 기하학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모델(알파지오메트리 2)을 공개했다. 이 두 모델은 올해 IMO에서 2등에 해당하는 우수한 성적을 냈다고 구글은 밝혔다. AI의 추론 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진짜 사람이 사고하는 방식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아직은 한계도 뚜렷하다. o1의 경우 답변을 내놓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금은 '글'만 인식할 수 있다. 또 온라인상 실시간 정보를 익히지 못하기 때문에 최신 정보와 관련된 질문에는 정확한 답을 내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