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 지지했던 머스크, 트럼프 취임식서 '나치 경례' 논란

손바닥 아래로 오른팔 대각 뻗어
나치 독일 시대 경례 모습과 흡사
이스라엘 매체 "나치 경례 한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연설 중 나치 경례 동작과 유사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행사에서 나치식 경례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나치 추종 의혹을 받는 독일 극우 정당을 공개 지지해 온 머스크가 미국 내 친(親)파시스트 정서를 자극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행사에서 연설을 하던 도중 오른손으로 가슴을 친 뒤 손가락을 모은 채 손을 대각선으로 들어올리는 동작을 취했다. 머스크는 뒤로 돌아 같은 동작을 한 차례 더 반복했다.

이 제스처는 유대계 단체가 '나치 경례'라고 정의한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미국 유대계 옹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은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오른팔을 들어올리는 것'이 나치식 인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머스크가 이 동작을 취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ADL은 "나치식 경례가 아닌 열정적 순간에 어색한 동작을 취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우연히 나치 경례와 유사한 제스처를 취했을 뿐 파시즘을 긍정할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론은 '머스크의 행동이 의도적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앞서 머스크가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등 파시즘을 적극 배격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수차례 보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머스크가 나치 독일과 가장 일반적으로 연관된 로마식 경례, 파시스트 경례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