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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재림'을 믿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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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절대 탄핵이 안 되고, 업무 복귀하실 것입니다. 국민들이 깨어나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실어주면 여론전에서 완전한 승기를 잡고, 반국가세력을 일망타진해 제2의 건국을 할 수 있습니다. 시간 있는 분은 광화문과 용산 관저 앞에서, 없는 분은 유튜브와 SNS에서 열심히 싸웁시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확산되는 장문의 메시지를 요약한 것이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을 기각할 것이라고 믿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면 전 세계 부정선거를 조사할 것이라는 등 황당무계한 가짜뉴스를 근거로 댄다.
윤 대통령이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대를 투입한 현행범이라는 객관적 사실은 무시한다. 자신들이 유튜브와 SNS에서 투쟁하고, 여론조사 전화를 적극적으로 받아 윤 대통령 지지율을 올리면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상식에 입각해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소수 우파 논객의 주장은 귀에 닿지 않는다. '내란 현행범 두둔하다 곧 치러질 대선에서 중도층을 잃고 패배할 것'이라는 경고도 통하지 않는다.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던 층은 소멸했다. 탄핵 반대 집회 현장과 온라인 댓글 전선에선 ‘파면’이 불가피한 내란 현행범을 예수처럼 추종하는 이들의 목소리만 난무한다. 헌재의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지만, 결과가 나왔을 때 이를 받아들이긴 할까 걱정이다.
맹목적 믿음은 종교와 비슷하다. 한국의 대형 교회는 성서 해석을 목사에게 일임하고 맹종을 강요하는 곳이 많다. 목사의 가르침에 질문하고 스스로 사유하는 신자는 배척당한다. 12·3 불법계엄 후 그 '가르침'은 전광훈 목사와 극우 유튜버들이 전파한다. 색출해야 할 '불순세력'이 누구를 뜻하느냐는 질문에 "유튜브에서 정보를 줘야만 알 수 있어요. 우리나라가 이렇게 붉게 물들었는지 몰랐어요"라고 말한 한 여성의 대답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윤 대통령의 재림'을 믿는 이들보다 더 문제는, 속으론 탄핵 인용을 확신하면서도 이들에게 눈도장 찍으려 관저 앞에 몰려가고 전 목사에게 90도 인사하는 여당 의원들이다. 윤 대통령은 극우 유튜브에 심취해 불법 계엄까지 선포한 확신범이니 그렇다 치자. 여당 의원 다수는 속으론 '윤 대통령이 계엄으로 대선을 앞당겨 이재명에게 사법 리스크를 피할 기회를 주고 보수에 치명타를 입혔다'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론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지지층의 판단 착오를 더욱 부추긴다.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이 '불법'이라며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사법체계를 유린하는 윤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이재명 세력의 권력욕이 사법체계와 공권력 혼란을 유발한다"고 공격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은 궤변 중 궤변이다.
내수 경제는 침체됐고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세계 정세가 요동친다. 국가적 위기 속 지도자 부재와 정치 혼란으로 인한 불안정 상태를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할 때, 당리당략에만 매몰된 이들의 행태는 분노를 넘어 절망을 준다. 근저엔 "1년만 지나면 다 잊고 찍어준다"는 오만한 발상이 있다.
을사조약처럼 이번 불법 계엄 사태도 역사교과서에 기록될 것이다. 권력자의 불법을 비호하고 대한민국을 친위 쿠데타가 일상화된 개도국으로 전락시킨 자들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겠다고 자처하는 자들이 너무 많아 절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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