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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남동 집회에 새로 등장한 구호 "김성훈 지켜라" "경호처 지켜라"

입력
2025.01.12 17:00
수정
2025.01.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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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경찰은 경호처 압박 멈춰야"
진보 "경호처는 지금 죄짓고 있어"
'이재명 욕해서'... 흉기난동 사건도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위)를, 같은 시간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탄핵 찬성과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위)를, 같은 시간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탄핵 찬성과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우리가 대통령을 경호할 것이니 임명장을 보내주십시오!"

"경호처가 한 명씩 백기 투항 중입니다. 얼마 안 남았습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엔 어김없이 보수와 진보 집회 참가자들이 모였다. 눈에 띄는 건 집회 현장에 등장한 '대통령경호처' 관련 구호였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사퇴하고,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성훈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사실이 알려지는 등 경호처를 향한 경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진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탄핵 반대론자들은 "우리가 경호처다"를 연신 외쳤고, 탄핵 찬성 쪽에선 "조금만 더 힘내보자"며 속도를 높이는 경찰 수사를 반겼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신자유연대는 한남동 루터교회 앞에서 보수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약 3만 명이 운집했다. 이곳에서 약 300m 떨어진 볼보빌딩 근처에선 오후 2시부터 강동촛불행동·국민주권당 등이 진행하는 진보 집회가 열렸는데, 주최 측 추산 500여 명이 참여했다.

12일 서울 용한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조승한씨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유진 기자

12일 서울 용한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조승한씨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유진 기자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경호처 수사가 부당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손수 만든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조승한(27)씨는 "경찰이 어떻게든 대통령을 체포하려고 경호처 손발을 다 막아놓는 것"이라며 "경호처에 대한 수사는 불법적이며 압박 목적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온 임모(79)씨 역시 "경호처는 통수권자인 대통령 명령에 따라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며 경찰을 비판했다. 친구와 함께 충남 천안시에서 온 이석진(27)씨는 "박종준 처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믿음직스러운 김성훈 차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간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 집회 참가자들은 경호처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남편, 두 아이와 함께 온 김지연(42)씨는 "경호처는 국민을 위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는데, 지금은 대통령만 지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모(47)씨도 "김성훈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반드시 발부돼야 한다"며 "지금 경호처 내부가 한 명 한 명 틀어지고 있으니 대통령이 체포될 것이란 희망이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틀째 밤을 새우며 집회 현장을 지키고 있다는 주모(48)씨는 김 차장을 향해 "아무리 버텨도 국민을 이길 사람은 없다"며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죄를 그만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 12시 30분쯤엔 50대 진보 집회 참가자가 허공에 흉기를 휘둘러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이 남성은 다른 참가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욕하는 것에 화가 나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유진 기자
허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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