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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떨어진 원화 가치 "12월 물가 최대 0.1%포인트 높여"

입력
2025.01.12 17:00
수정
2025.01.12 17: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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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통화 중 루블화 다음으로 큰 폭 하락
한은 “1월 소비자물가 더 상승할 가능성”

이달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80원 가까이 급등했던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주요 통화 중 러시아 루블화 다음으로 약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질 줄 모르는 고환율 흐름에 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5.3%였다. 20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루블화(-6.4%) 다음으로 큰 낙폭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 구성 통화 중 일본 엔화의 절하율(-4.7%)이 가장 컸으나 그럼에도 원화보다는 가치가 하락하지는 않았다. 스위스 프랑화(-2.9%), 캐나다 달러화(-2.6%), 유럽연합(EU) 유로화(-2.1%), 영국 파운드화(-1.7%), 스웨덴 크로나화(-1.6%)도 모두 원화보다 크게 양호했다.

달러 강세 기조는 명확했으나 원화가 유독 더 약세였다는 얘기다.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불안정한 정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만큼 원화 가치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 직전 주간 거래를 1,402.9원으로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선포 직후 야간 거래에서 장중 1,441.0원까지 급등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환율도 지난해 11월 말 1,394.7원에서 12월 말 1,472.5원으로 치솟았다.

문제는 고환율이 물가를 밀어올린다는 데 있다.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뛴 환율이 이미 소비자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임 의원의 질의에 "모형 추정 결과를 고려하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회신했다.

고환율에 따른 고물가는 이달에도 계속된다는 전망도 덧붙었다. 한은은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고환율 등으로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초 환율 오름세는 잠시 멈췄으나 1,450원 안팎의 고환율 상태가 빠르게 해소되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임 의원은 "환율이 러시아 수준으로 크게 절하돼 실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과중한 상황"이라며 "시장 안정화 조치가 작동할 수 있도록 국정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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