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단독] 우크라 대사 "북한군 포로 인도적으로 대할 것… 한국 방산업체와 협력 원해"[인터뷰]

입력
2025.01.13 04:30
6면
구독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대사 인터뷰>
"한국 방산기업은 없어선 안될 파트너"
"북한군 1만2,000명 중 이미 3,800명 부상·사망"
"미-러, 우크라 없이는 우크라 합의 불가"
"글로벌 강국으로서 국제정세 변화 관심을"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한국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한국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국 방산업체들에 우크라이나 국영 및 민간 기업과 협력할 것을 제안합니다. 도움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 있는 협력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 대사는 9일 한국일보와 만나 "한국은 무기 제조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지난 9일(현지시간) 생포된 북한군 포로와 관련해서는 "인도적으로 대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전훈분석반 파견과 무기 지원을 검토해왔지만 비상계엄 선포로 대부분 논의가 중단됐다. 이에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을 위해서라도 "우크라이나의 방위력이 더욱 강해져야 한다"며 한국 방산업체를 향해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인터뷰는 서울 용산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진행됐다.

인터뷰가 진행된 후 우크라이나 당국은 12일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인터뷰 당시 포노마렌코 대사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포로 심문 협조 가능성에 대해 "지난해 11월 젤렌스키 대통령 특사(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방문 계기 고위급에서 전훈분석반 파견을 포함, 서로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밀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이 병력의 수적인 면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쟁에서 질적 우위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에 의해 북한 군인들은 '고기 분쇄기'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1만2,000명 중 이미 3,800명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고 이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보당국과의 협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협약에 따라 포로를 인도적으로 대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2기 정부로 큰 변화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한국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한국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우크라이나는 올해 가장 큰 지정학적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누차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노마렌코 대사와 만난 9일 트럼프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노마렌코 대사는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는 트럼프 당선자의 접근법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없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것도 없을 것(Nothing about Ukraine without Ukraine)"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미국-러시아 간 ‘밀약’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을 향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한국의 혼란이 "민주적 규범과 절차에 따라 해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한국 정부와 상호 관심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양자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종전협상 위한 네가지 조건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한국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한국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포노마렌코 대사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전쟁에서 러시아와 같은 강력한 적에 홀로 맞서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크라이나는 크나큰 도전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확보하고 더 밝은 미래를 재건하기 위해 (러시아에) 더 단호하게 맞서고 있으며 이 노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견고한 연대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수용 가능한 종전 협상의 조건으로 △영토 보전과 유엔헌장에 따른 주권 존중 △우크라이나 없이는 그 어떤 합의도 불가능하다는 원칙 준수 △나토 가입 및 무기 공급 제한의 완전한 해제 △러시아의 재공격 시 무기 사용에 대한 허용 등 4가지를 제시했다.



문재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