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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 실패' 고개 숙였던 공조본…'경호처 균열' 가능성에 전략 고심

입력
2025.01.11 15:27
수정
2025.01.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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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 등 경호처 지휘부 2명 경찰 출석
차장 등 '강경파' 2명이 경호처 이끌어
"대열 쪼개졌다" "저항 거세질 것" 엇갈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손에 쥔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체포영장 1차 집행 때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를 지휘하며 수사기관을 막았던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사임했고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지휘부인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를 두고 ①경호처 내 단일대오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평가와 ②비교적 온건한 성향인 이들 대신 강경파가 경호처를 접수하게 돼 영장 집행을 더 공세적으로 방해할 것이라는 예측이 공존한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과 함께 공조본을 꾸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오동운 처장의 고심도 깊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1차 체포영장 집행 무산 이후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인 바 있다.

오 처장은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의 집무실로 출근했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침묵을 이어갔다. 그는 오늘 체포영장을 집행하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갔다.

공조본은 지난 이틀 사이 새 변수를 만났다. 박 전 처장의 사직서가 수리돼 김 차장이 '처장 대행'을 맡게 됐고 경호처 간부인 이진하 본부장이 경찰의 2차 출석 요구에 응했다. 일단 공조본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주도하는 공수처는 "영장 집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 체포의 성패는 동원 가능한 경찰력의 규모와 장비 등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11일 오전 차벽이 세워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안에서 경호 인력이 겹겹이 펜스를 치고 있다. 뉴스1

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11일 오전 차벽이 세워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안에서 경호 인력이 겹겹이 펜스를 치고 있다. 뉴스1


"경호처 내 동요 분위기 심상치 않아"

하지만 대통령 경호를 맡은 조직 내부에 큰 변화가 생긴 건 고려해야 할 중대 변수다. 일각에서는 강경파로 알려진 김 차장이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 시 1차 때보다 더 강경하게 저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차장과 함께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광우 본부장도 경호처 내 대표적 강경파로 분류된다.

반면 경호처 지휘 라인에 균열이 가면서 1차 집행 때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경호처 직원들이 동요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1차 영장 집행을 방해한 26명에 대해 신원을 확인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실무진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었다.

공수처와 경찰은 경호처 내부 분위기를 살피며 작전을 조율하고 있다. 2차 영장 집행 시기는 베일에 싸여 있다.

유대근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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