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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 방해' 박종준 전 경호처장, 10시간 만에 경찰 재출석

입력
2025.01.11 10:46
수정
2025.01.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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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자정까지 조사 “성실히 임했고 소상히 설명”
경찰, 긴급체포 안 했지만 구속영장 신청은 검토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11일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전날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조사 받은 뒤 귀가했다가 10시간 만에 다시 나온 것이다. 앞서 그는 경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세 번째 요구서를 받자 막판에 응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박 전 처장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조사받고 있다. 그는 전날에도 경찰청에 출석해 13시간가량 장시간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1시 10분쯤 돌아갔다.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했고 소상하게 설명해 드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박 전 처장에게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체포를 육탄으로 저지할 당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체포 저지에 군 경호부대 사병을 동원하라는 지시를 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처장의 진술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그를 긴급체포하지 않았다. 형식적으로 조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한 점, 조사 도중 사직서가 수리돼 전직 신분이 되면서 신병 확보의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다만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

완강했던 박 처장, 왜 경찰에 출석했나

수사기관의 법집행에 끝까지 버티려는 듯 했던 박 전 처장이 이틀 연속 경찰에 출석한 의도를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 5일 이례적으로 입장을 발표하며 "편법, 위법 논란 속에 진행되는 체포영장 집행에 대통령 경호처가 응한다는 건 대통령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고 강하게 발언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 시도를 앞둔 가운데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쪽문에 철조망이 설치돼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 시도를 앞둔 가운데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쪽문에 철조망이 설치돼있다.

우선 대규모 충돌 가능성 앞에서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을 수 있다. 경찰은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앞두고 '경호처 지휘부 신속 체포'를 목표로 내걸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히 박 처장이 3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영장 집행을 막는다면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박 처장은 10일 경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정부 기관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 기관들끼리 대치하고 충돌하는 상황에 국민의 걱정이 클 것으로 안다"며 "어떤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수차례 전화해 정부 기관 간 중재를 건의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혀 다른 해석도 있다. 박 처장이 여론전의 중심에 서 윤 대통령 체포 시도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지지자 결집을 유도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박 처장은 전날 출석 과정에서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충정을 강조했다. 특히 "체포영장 집행은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아니다"라며 영장 집행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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