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솅겐체제, 유럽 통합의 현실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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솅겐(Schengen) 체제는 국경을 개방해 자연인과 물건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며, 회원국의 외부 국경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유럽 통합의 결과다. 1985년 일부 국가가 솅겐조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된 이 공동국경관리 체제는, 우리에게 생소한 'n국가 1국경'이라는 모습이다. 이 조약에 가입한 회원국은 서로의 국경에서 검문소를 철거하고, 대외적 국경 문제를 통합했다. 솅겐 체제 회원국에 입국한 비회원국 국민도 공통의 솅겐 비자 개념으로 다른 회원국으로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편의를 누린다.
솅겐 체제는 꾸준히 확대돼 2024년부터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바다와 하늘 길에 적용됐고, 2025년 1월부터 육로에도 적용됐다. 대부분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솅겐 체제를 따르고, 비회원국인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도 이 체제의 구성원이다. 결국 솅겐 체제는 '유럽의 통합'이라는 EU와 같은 목적을 실현하거나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EU법은 솅겐 체제를 국경정책의 원칙으로 수용하면서 구현하고 있는데, 비회원국의 참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솅겐 체제를 관리하는 주체가 EU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EU는 통합국경관리 운영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솅겐정보시스템(SIS)을 통해 범죄자, 행방불명자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외부 국경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통합국경관리를 전담하는 유럽 국경 및 해안경비대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
솅겐 체제가 유럽 통합이라는 목표를 위한 많은 성과를 가져왔으며, 기업 활동에도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 것이 사실이다. 헤아릴 수 없도록 많이 취해진 그동안의 EU와 유럽의 통합 조치가 솅겐 체제의 철학과 구현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의 체제에 여전히 부정적 의견이 많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회원국 사이의 국경 통제가 사라지면서 불법 이민자들이나 테러리스트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진 것이 대표적이다. 위험성이 높은 이들이 통제가 허술한 솅겐 회원국으로 들어오고 다시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안보 관점에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가 갈등으로 치닫고 중동 지역 불안함이 복잡하게 얽힌 상황을 고려하면, 유럽의 솅겐 체제가 보완해야 할 과제는 상당하다. 또한 디지털 사회로 급변하는 최근의 상황에서 '사이버 솅겐 체제'에 관한 논의가 증가하는 것은, 한국 정부와 기업에 주는 메시지도 상당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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