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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종이 응원봉' 들고 혼돈의 시대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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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책은 직육면체로 된 종이 응원봉이다."
제65회 한국출판문화상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지은 서울예대 문예학부 교수의 말입니다.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책들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집회를 물들이던 색색의 아이돌 응원봉에 빗댄 건데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위기의 시대에 책은 항상 등불이었다. 시련을 이기고 공동체가 의지를 모으는 가장 고전적 방식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책과 함께 지금의 역경을 환하게 헤쳐 나가자."
연말연시 혼란한 정국의 길잡이가 되어줄 양서들이 앞다퉈 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학자 바버라 월터의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열린책들)는 독재와 민주주의 국가 중간의 무질서를 뜻하는 '아노크라시'를 분석한 책인데요. 2020년 '1·6 의사당 폭동'이 일어난 미국 역시 아노크라시 상태에 빠졌다고 경고합니다. 현직 대통령이 헌정을 유린한 우리나라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자유의 길'(21세기북스)은 민주주의, 경제학, 좋은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독일 철학자 베티나 슈탕네트의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글항아리)은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개념을 정면으로 뒤집는 책입니다. 유대인 학살은 확신범의 악행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벨기에의 인지심리학자 에밀리 카스파르의 '명령에 따랐을 뿐!?'(동아시아)은 '악의 평범성'을 뇌과학적으로 살핀 저작입니다. '12·3 불법계엄 사태'의 밤 당신이 군인이라면, '상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영국 신경과학자 레오르 즈미그로드의 '극단주의에 빠진 뇌'(어크로스)는 극심한 양극화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어떻게 극단주의에 빠질 위기에 처해 있는지 조명합니다. 5월 출간 예정인 리처드 리브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민음사)는 진보 정치가 외면한 젊은 남성들의 문제를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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