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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대만 지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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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열리는 ‘CES 2025’는 인공지능(AI) 시대의 본격 개화를 알리는 인류사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6일 개막 기조연설에 나선 대만 출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엔비디아와 대만이 AI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핵심 축으로 부상했음을 새삼 확인케 한다. 젠슨 황은 연설에서 AI딥러닝 등에 활용될 차세대 GPU ‘RTX5090’을 소개하며, 올해부턴 진화한 AI가 생활과 업무 전반에 본격 실용화할 것임을 선언했다.
▦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걸린 기간은 프로그래밍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최초 개발한 1999년부터 쳐서 약 20년이다. 이 기간 중 엔비디아는 GPU를 딥러닝 등 AI모델 훈련과 추론에 최적화하도록 첨단화했고, 관련 GPU 아키텍처(H100)를 개발했다. 또 자사 GPU를 써서 누구라도 AI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쿠다(CUDA)’와 연관 소프트웨어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를 개발해 AI 발전의 핵심 길목을 장악했다.
▦ 젠슨 황이 지난 6월 현지 IT 전시회 ‘컴퓨텍스’ 참석차 대만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TSMC 모리스 창 창업자와 저녁을 함께 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며 “대만은 우리의 본거지”라고 선언했다. 그의 말대로 AI산업의 길목을 장악한 대만 인맥과 인프라는 막강하다. 엔비디아와 TSMC 외에 글로벌 반도체 설계기업인 AMD의 리사 수 CEO, 야후 창업자 제리 양,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 같은 인물은 물론이고, 최근 호실적으로 미국 증시를 달군 폭스콘도 대만 기업이다.
▦ 대만에 응집된 AI 역량은 동북아 경제ㆍ안보지형까지 흔들고 있다. 중국이 대만 통일에 집착할수록 미국ㆍ대만 관계는 AI산업을 고리로 더욱 긴밀해지고 있으며, 일본 또한 막대한 국고지원을 통해 TSMC 공장을 유치하는 등 필사적인 ‘AI 3각동맹’ 구축에 나서고 있다. 냉전시대 한미일 동맹이 미중 패권전쟁과 AI 시대를 맞아 ‘미일대만 AI동맹’으로 전환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 뜬금없는 계엄사태로 나라가 헛돌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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