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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대는 리더십에… 곳곳서 붕괴되는 공직 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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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 장기화로 국가 리더십이 휘청대면서 공직 기강이 곳곳에서 붕괴되고 있다. 조직과 조직이 충돌하고, 명령과 명령이 부딪치고, 상급자와 하급자가 맞선다. 국정 아노미 상태를 방불케 한다.
원장이 탄핵소추된 감사원은 봐주기 논란이 비등했던 대통령실 이전 감사 재심의를 두고 내홍에 빠졌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조은석 권한대행이 불법 증축 감사가 누락됐다는 등의 이유로 직권으로 재심의 검토를 사무처에 지시했지만, 사무처는 “적법하게 종료됐다”며 맞서고 있다. 심지어 직원들 사이에선 “조 대행을 인정하지 말라” “보고 사안도 만들지 말라”는 식의 항명 움직임까지 나온다. 퇴임(17일)을 불과 열흘 앞둔 43일짜리 직무대행이 정치적 파급력이 큰 지시를 알박기 식으로 하는 것도 적절치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행의 정당한 지시를 대놓고 무시하며 항명하는 직원들의 처사는 도를 넘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위원장과 임직원들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위원장 연봉을 삭감해 평직원 처우개선에 반영하라는 국회 주문을 류희림 위원장이 거부하자 간부들이 무더기로 보직을 사퇴했다. 실국장 8명 중 7명 등 보직자 80%가 반기를 들었다. 직원 편의보다 자신의 연봉 지키기에 혈안이 된 위원장에 대한 반발이라지만, 조직 기강은 무너졌고 대화나 타협은 아예 실종된 모습이다.
한 정부 안의 조직과 조직이 총칼을 겨누는 상황은 더 끔찍하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경찰 병력을 막기 위해 경호처 직원들은 개인 화기까지 소지했다고 한다. 경호처는 군경 지원을 요청하고, 군경은 이를 거부하고, 경찰은 그런 경호처와 충돌하는 아수라장이다. 어디 그뿐인가. 반려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항명성 사의를 표명했다.
이러다간 국가시스템 근간마저 흔들릴 판이다. 리더십 복원이 절실하지만 너도나도 흔들어대는 '권한대행의 대행' 체제에서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조속한 탄핵정국 수습 외엔 답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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