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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떨어지자 尹 관저 앞 아수라장... "절대 못 올라가" 드러눕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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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31일 윤 대통령이 머무는 관저 앞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보수·진보 단체들이 오전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200m 거리의 골목길(한남대로 36길)을 사이에 둔 채 현직 대통령 체포가 옳은지를 싸고 서로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단체 회원들의 운집 규모가 커지면서 경비도 한층 삼엄해졌다. 관저 정문 방향 입구 앞에 설치된 35m 길이 이중 바리케이드 안팎으로 대통령경호처 직원들과 경찰관들이 대거 줄지어 섰다. 관저 앞쪽 도로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 6대 등이 촘촘히 붙어 차벽이 생겼다. 관저 150m 지점부터는 취재진 촬영도 제한됐다.
보수 진영 측은 도로변에서 "체포영장 무효"를 외쳤다. 한 중년 여성은 관저에서 200m 떨어진 골목길 한가운데 아예 '대(大)자'로 드러누웠다.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는 몸부림이었다. 검정 차량 1대가 지나가질 못해 경찰관이 "시민 차량이니 비켜달라"고 했지만 누운 여성은 "불법 체포다. 절대 (관저로) 못 올라간다"며 3분가량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보수단체들은 "경찰들 탄 차량 아니냐"며 '탄핵 무효'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했다.
경찰 기동대 버스 1대가 오전 11시 10분쯤 관저 방향으로 들어서자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 네댓 명이 현장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관들을 영장을 집행하러 온 걸로 오해해 버스 앞에 드러누웠다. 경찰이 이를 저지하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격한 실랑이도 벌어졌다. 아슬아슬한 대치 상황이 이어지자 경찰관이 "차를 뺄 테니 물러나 달라"고 외쳤고, 기동대 버스는 갓길로 물러났다.
이날 정오부터 보수단체들은 본격 결집해 "불법 체포영장은 원천 무효"라 주장했다. 자유우파총연합, 자유통일당, 신자유연대 등 윤 대통령 지지 단체는 관저 인근 3개 차로를 가득 메웠다. 주최 측 추산 1만 명(경찰 비공식 추산 5,000명)이 운집했다. 사회자가 "우리부터 뚫고 가봐라, 우리가 대통령을 지킨다"고 외치면서 관저 인근은 성조기와 태극기 물결이 넘실거렸다. 대통령경호처에는 "마지막 보루"라며 "(끝까지) 대통령을 지켜라"라고 목청을 높였다. 영장 발부 소식에 경기 안양시에서 한달음에 온 홍진수(70)씨는 "검찰총장을 지낸 대통령이 법을 몰랐겠냐"며 "위법한 체포영장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애 키우는 30대 주부라는 한 유튜버는 "대통령을 겨냥한 부당 수사를 멈추라"고 외쳤다.
길 건너편에선 "윤 대통령을 즉각 체포하라"는 진보 진영의 맞불 기자회견이 열렸다. 진보당, 촛불행동 등은 앞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집행을 저지한 경호처를 향해 "(이번엔) 체포를 방해하지 말라"고 성토했다. 관저 정문 입구 쪽에선 '내란수괴 윤석열을 빨리 체포하라'는 문장이 적힌 손팻말을 든 1인 시위자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동네 주민들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김모(49)씨는 "대통령이 체포될 처지라는 게 창피하고 나라가 참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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