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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지구, 평화로운 휴식... 활화산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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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큐슈 최남단 가고시마현에 다녀왔다. 한겨울임에도 한국처럼 춥지 않고, 동남아처럼 덥지 않은 지역이다. 현청 소재지 가고시마와 주변 지역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여행의 시작은 가고시마츄오역. JR큐슈신칸센, 재래선, 고속버스, 시영버스, 공항버스, 노면전차가 다니는 가고시마시 교통의 중심이다. 종합관광안내소에서 한국어 안내 책자를 챙기고 공통이용권(CUTE)를 구입했다. CUTE는 관광지 할인 혜택과 함께 가고시마시티뷰(투어버스), 사쿠라지마 아일랜드뷰(관광순회버스), 시영버스, 노면전차, 사쿠라지마 페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관광패스다. 1일권 1,300엔, 2일권 1,900엔.
첫 목적지는 가고시마현의 자연과 생물을 소개하는 가고시마 현립박물관. 세계에서 가장 큰 무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사쿠라지마다이콘(桜島大根)을 시작으로 미니 수족관의 물고기와 뱀을 만난다. 2층에는 현재도 활동 중인 사쿠라지마 화산을 비롯해 가고시마의 산과 바다, 강과 호수를 재현해 놓았다. 박제 동물, 고래 뼈, 곤충 표본도 있다.
3층에 오르면 ‘아쿠세키지마의 보제’가 시선을 잡는다. 일본의 추석 오봉마츠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신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관람은 무료, 가고시마에키마에역행 노면전차를 타고 이즈로도리 하차 후 도보 갈 수 있다.
다음 코스는 히라카와 동물공원. 약 130종 900여 마리 육지 동물이 살고 있는 대형 동물원이다. 느릿느릿 걸어도 좋고,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공원 순환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타면 기린, 얼룩말, 코뿔소와 타조가 돌아다니는 아프리카 초원을 구현해 놓았다. 야생 개와 고양이, 원숭이, 두루미 존을 지나 남미와 호주의 자연을 옮겨 놓은 구역도 있다. 나무에 매달려 유칼립투스 잎을 먹고 잠을 청하는 코알라가 인기 만점이다. 이외에도 인도숲과 다람쥐숲, 후레아이랜드(호주 프레이저 아일랜드)와 세계의 곰을 모아 놓은 동물원까지 신기한 자연과 동물의 세계로 빠져든다.
동물공원 관람료는 500엔. JR이부스키마쿠라자키선 열차를 타고 고이노역 하차 후 20분 걷거나, 후쿠히라농협(국도 쪽 출입구) 앞에서 가고시마교통 2번 버스(CUTE 사용 불가)를 타고 동물공원 하차하면 된다.
육지 생물에 이어 해양 생물을 만날 차례. 이오월드 가고시마수족관에서는 인근 해역에 서식하는 약 800종, 1만 마리의 바다 생물을 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구로시오 대수조’. 세계 최대 크기의 어류로 알려진 고래상어가 참치, 가다랑어, 대형 가오리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이 장관이다.
수중터널을 통과해 형형색색의 산호와 열대어가 돌아다니는 ‘난세이제도의 바다’, 키다리 게와 해파리가 춤추는 듯한 ‘가고시마의 심해’에 이어 ‘가고시마의 바다’ ‘바다표범 수조’ ‘피라루쿠 수조’도 볼만하다. 시간이 허락하면 ‘돌고래의 시간’ ‘바다표범의 식사’ ‘전기뱀장어의 방전’ ‘고래상어의 식사’ 이벤트도 구경할 수 있다.
관람료는 1,500엔. 1,600엔짜리 히라카와 동물공원+가고시마 수족관 공통티켓을 사면 400엔을 절약할 수 있다. 가고시마에키마에역행 노면전차를 타고 스이조쿠구치에서 하차하면 걸어 갈 수 있다.
가고시마의 상징 사쿠라지마로 향한다. 가고시마항에서 배로 15분 거리, 선내 식당에서 주문 즉시 나오는 우동이나 소바로 간단하게 요기를 때우고 나면 바로 도착한다. 배에서 내려 ‘사쿠라지마 아일랜드뷰(관광순회버스)’로 환승하는데, CUTE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먼저 사쿠라지마 방문자센터에서 2만6,0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사쿠라지마 분화의 역사를 살펴보고, 사쿠라지마 나기사 용암공원으로 이동해 천연 족욕장에 발을 담근 채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여행객이 출입 가능한 해발 373m 유노히라 전망대에서 사쿠라지마의 속살을 구경한다. 바다 건너 가고시마 도심도 함께 보인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원시의 활화산과 도시가 공존하는 모습이 비현실적이다.
일본의 휴게소도 한국과 비슷하게 기념품과 특산품, 향토요리를 판매한다. 히노시마 메구미관 국도휴게소는 지역 특산품 코미캉(작은 귤)으로 만든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명물이다. 입안에 넣자마자 사라지는 게 원망스러울 정도로 꿀맛이다. 사쿠라지마 마그마온천은 이용료가 390엔으로 저렴하지만 지하 1,000m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수를 사용한다. 신경통, 관절통, 근육통,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건 여느 온천과 다를 바 없는데, 바다 조망이 더해져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가고시마에는 볼거리만큼 맛집도 즐비하다. 우시야 요지로점(牛屋 与次郎店)에서 가고시마 특산 ‘흑우와규’를 재료로 한 야키니쿠(구이)를 시켰다. 마블링만큼이나 입에서 살살 녹는 육질의 풍미가 일품이다.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돈가스도 좋은 선택이다. 미치야(味ちや) 식당의 한정판 ‘특상로스카츠정식’은 바삭한 튀김과 두툼한 고기가 조화롭다.
식후에는 시로야마전망대를 방문했다.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가고시마 시내 야경과 멀리 사쿠라지마 풍광이 환상적이다. 가고시마시티뷰를 타고 시로야마에 내린 후 도보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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