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 로컬브랜드 샤인프레시, 샤인머스캣 발사믹 식초로 인기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당도 높은 청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캣은 국내에서 비싼 과일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러한 샤인머스캣의 인기가 최근 다소 수그러들며 농가는 물론 관련 유통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에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프리미엄 가공식품을 선보이며 소비를 촉진하고, 나아가 국내 로컬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샤인프레시의 설은숙 대표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설은숙 대표. 샤인프레시 제공

어떤 회사를 운영 중이신가요?

“안녕하세요. 매일매일 눈부시게 빛날 여러분을 위해 샤인머스캣 100%를 담아 건강을 선물하는 샤인프레시 대표 설은숙입니다. 경북 상주 로컬브랜드인 샤인프레시는 샤인머스캣 프리미엄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100% 샤인머스캣 착즙 주스, 착즙원액 99%에 탄산과 비타민C만 함유한 스파클링 탄산 주스, 100% 샤인머스캣을 발효한 발사믹 식초 2종 등이 대표 제품인데요. 특히 ‘스파클링 탄산 주스’는 샤인머스캣 착즙액에 탄산과 비타민C를 가미한 제품으로 MZ세대와 해외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올해 9월 선보인 ‘샤인발사믹 식초’는 출시 한 달 만에 한 백화점의 우수 지역 상품으로 선정되어 국내 발사믹 식초로는 유일하게 신세계백화점 본점 프리미엄 식품관, 이마트 온라인 등에 입점해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샤인프레시 제품 라인업. 샤인프레시 제공

샤인머스캣이 한 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명절 등 특별한 날, 혹은 소중한 분께 선물로 주고받으며 귀한 대접을 받던 샤인머스캣이 생산량 급증으로 품질이 저하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지 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비싼 과일로 알려져 있던 샤인머스캣의 가격은 3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났어요. 이렇다 보니 농가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고요. 그렇다고 해서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가 갑자기 농지를 변경해 다른 작물을 재배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죠.”

창업 과정과 이후 제품 출시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쳤나요?

“가공식품을 선보이기 전 샤인머스캣 원물을 판매했습니다. 가격대가 있다 보니 선물용으로 판매했을 때 더 큰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과일이라고 판단하여 상위 1%의 선물용으로만 선별, 기관 및 기업 등 VIP 납품을 주로 했었습니다. 이러한 샤인머스캣의 ‘프리미엄’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가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자 가공식품 개발을 시작했어요. 특히 ‘샤인발사믹 식초’는 저에게 의미가 큰 제품입니다. 어느 날 샐러드에 화이트 발사믹을 뿌려 먹었는데 성분 함량을 보고 힌트를 얻었어요. 유럽산 발사믹이 가득한 한국 시장에서, 국내 명품 품종의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으로 만든 맛있는 고품격 발사믹을 떠올렸죠. 직접 만들기 위해 전통발효식초제조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국내포도품종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발사믹 식초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출시 전 설문조사와 샘플테스트를 진행해 약 1,000명의 검증단을 거쳐 최종 제품을 완성했고요. 첫 판매 무대였던 크라우드펀딩에서도 3,888%의 성공적인 펀딩률과 후기 5점 만점의 후기를 기록한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샤인발사믹 식초. 샤인프레시 제공

제품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지난 5월 열린 한 박람회(비건페스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시음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시음을 한 분들 모두 첫마디가 “맛있어요!” 였어요. 샘플이라도 사겠다는 분들도 있었죠. 자세한 의견을 듣고자 고객님이 계신 동네 카페로 찾아 뵙기도 했어요. 고객들 중엔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하신 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유수의 해외 제품이 많은데 왜 우리 제품을 선물하고 싶냐고 여쭤보니 ‘미국에는 없는, 세상에 하나뿐인 국내 제품이지 않냐’고 대답해 주셔서 크게 감동했어요. 영혼을 다해 만든 제품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고 (제품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됐죠.”

비건페스타 박람회에 참여한 샤인프레시. 샤인프레시 제공

홍보나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자들이 참 많습니다. 대표님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로컬브랜드가 핵심 상권이나 대형 마트, 백화점에 진출하지 못하는 건 브랜딩과 패키지 디자인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어요. 브랜드의 방향과 판매 전략 설정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관점에서 제품의 본질이 무엇인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직관적인 형태와 색채를 디자인에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홍익대 색채융합디자인 석사를 전공했고, 디자이너이자 기획자로 오랜 시간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샤인프레시를 직접 브랜딩합니다. 우리 제품들이 진입장벽이 높은 프리미엄 식품군이고 경쟁 상대는 유수의 수입 제품이며, 세상에 없던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한다는 생각에 효과적인 홍보 전략을 깊이 고민해왔습니다. 그래서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맛을 직접 보여드리며 수요층을 깊이 있게 파악하고 경험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인지도와 구매율이 높아 모객에 유리한 행사들만 선택해 빠르게 시장성을 검증하고 고객층을 확보했고요. 9월에 런칭한 후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우리 고객층이 생겼고 박람회, 마켓, 백화점, 아울렛, 쇼케이스 등 많은 곳에 초대받아 좋은 홍보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무인양품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로 홍보를 이어가는 샤인프레시. 샤인프레시 제공

다른 제품도 준비 중인가요?

“샤인발사믹 대중화를 위해 스틱형, 튜브형 등 패키지를 다양하게 제작하고 발사믹의 총 산도, 숙성 연도에 따른 제품라인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 환경적인 이슈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상주 캠벨 품종을 활용한 발사믹 식초도 연구·개발할 계획이에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국내 로컬푸드 브랜드도 충분히 프리미엄 대중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마트와의 직매입 계약을 통해, 새해부터는 더 많은 분이 국내 발사믹을 맛보실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국내 발사믹으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해요. 또한 대량생산을 위한 안정된 공급망 확보를 비롯해 지역 소득 증대, 고부가가치 창출 등을 목표로 경북 상주를 거점으로 앵커스토어와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국내의 다양한 고품질 로컬푸드 브랜드의 대중화를 위해 샤인프레시가 앞장서겠습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