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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오른쪽 엔진 불꽃 보인 후 '펑펑' 소리"… 무안 주민이 목격한 아찔한 순간

입력
2024.12.29 14:17
수정
2024.12.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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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광주·전남의사회도 비상 대응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비행기 날개 오른쪽 엔진에서 불꽃이 보이더니 '펑펑' 큰 폭발음이 들렸어요."

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를 목격한 마을 주민들이 착륙 전 비행기 날개에서 불꽃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무안군 망운면 톱머리마을 한 음식점을 운영하는 60대 박모씨는 "아들과 자동차를 살피는데 공항쪽에서 '펑펑' 소리가 나, 확인해 보니 비행기에서 불꽃을 봤다"며 "큰 일(사상자)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20대 아들은 "활주로에서 굉음이 들리면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줄 알았다"며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아 아찔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공항인근 청계면 마을에서 산책 중이던 조모(24)씨는 "사고 전부터 비행기가 하강을 시도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착륙하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불빛이 번쩍했다"며 "이후 '쾅'하는 큰 소리가 한차례 나더니 연기가 났고,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들렸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현장과 2㎞ 떨어진 주민 김영철(70)씨도 "비행기가 착륙하려다가 다시 상공 위로 올라가 한 바퀴 돌고 재착륙을 시도했다"며 "사고 5분 이후 쾅 소리와 함께 허공에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기억했다.

이날 자동차를 이용해 공항 옆 도로를 지나던 김영옥(43)씨도 "비행기 바퀴가 옆으로 누워 있고 비행기 형태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며 "도로까지 연기가 넘어오진 않았지만 희고 검은 연기가 뒤섞여 상황이 심각해 보였다"고 말했다.

광주시의사회와 전남도의사회는 이날 종합병원 등에 비상대응을 요청했다. 전남도의사회는 "무안 근처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외원들은 소속 병원과 연락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주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전남도도 공항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긴급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본부는 김영록 전남지사를 본부장으로 13개 실무반을 구성, 사고수습에 주력하는 한편 대책회의도 진행할 방침이다. 공항 인근에는 임시안치소를 설치했다.

이날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공항에서 무안공항으로 오던 제주항공 7C2216편(승객 175명·승무원 6명 탑승) 항공기가 활주로 외벽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해 승객 94명이 숨지고, 승무원 2명을 구조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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